현대차그룹이 애플과 포르쉐에서 연구개발(R&D)를 주도한 핵심인재 영입에 성공했다. 곧바로 제네시스의 연구 개발과 전동화 전환을 위한 담당부서를 신설, 수장으로 앉혔다. 새롭게 조직된 현대차·기아 R&D 본부의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다.

그간 정의선 회장은 그룹 순혈주의를 타파하며 해외 인재 영입에 열을 올려왔다. 아우디 TT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던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 디자인 총괄로, BMW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이 그룹의 R&D 헤드를 맡겼던 게 대표적이다. 회사를 글로벌 완성차 3위 기업으로 키워 낸 정 회장 특유의 인재등용과 용인술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2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완성차 관련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현대차·기아 R&D본부 아래에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을 새롭게 조직했다. 하나의 사업부급 규모로 구성된 해당 부서는 제네시의 고성능화와 전동화 전환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역할을 맡을 책임자로 포르쉐와 애플 등의 글로벌 기업에서 다양한 연구개발을 주도해 온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낙점했다.

하러 부사장은 지난 1997년부터 약 25년간 아우디·BMW·포르쉐 등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에서 샤시 기술 개발부터 전장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총괄 등을 두루 경험한 차량 전문가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14년간 재직한 포르쉐에선 주요 차종인 카이엔과 박스터 등 내연기관 차량 외에도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인 타이칸 개발을 주도하기도 했다. 또 폭스바겐의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도 거쳤던 만큼 차량 소프트웨어에 대한 역량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또 그는 제품 디자인 엔지니어링 시니어 디렉터로 근무했던 애플에선 ‘프로젝트 타이탄’에서 애플카 개발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러 부사장은 이 같은 경험을 살려 제네시스의 전 차종 개발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상품성 강화를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또 현대차 N으로 대표되는 고성능 차량 개발도 주도해 고성능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중국에 아이오닉5N을 출시하고 제네시스의 고성능 트림인 ‘마그마’ 콘셉트를 잇따라 공개하며 전세계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러 부사장의 영입을 통해 브랜드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러 부사장은 “글로벌 모빌리티 선도 기업으로서의 현대차그룹의 혁신적 모습에 대한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입사를 결정하게 됐다”며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자동차 산업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기술 혁신에 기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은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 영입은 제네시스의 상품성을 진일보시켜 브랜드의 위상을 제고함과 동시에 고성능 차량의 성능 향상과 현대차·기아 차량의 전동화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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