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543억원 순손실, 연체율 8.8%

이자수익 감소·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2분기 중 PF 정상화 펀드 3500억 가동

저축은행 이미지. ⓒ 연합뉴스

국내 저축은행들의 적자 행렬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자수익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인내싱(PF) 부실 여파로 올해 1분기에만 1500억원대의 손실을 떠안았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적자폭을 2600억 가량 줄이며 회복의 신호탄을 쐈다. 저축은행들은 올해도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죄며, 부동산 PF 부실 정리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 금융지주계열만 웃음...충당금 부담↑

2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5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27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1016억원 확대됐지만, 직전 분기(4155억원 손실)보다는 상당폭 감소했다.

여신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이 감소하고, 부동산 PF 부실 관련 선제적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229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6억원)보다 1326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별로는 실적 희비가 갈렸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8곳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747억8000만원 적자에서 올해 279억11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특히 IBK저축은행을 제외한 7곳이 모두 흑자를 달성했다. 이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부터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고 선제적으로 부실채권을 매각해 손익을 늘렸다. 재작년 고금리로 예치한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와 이자비용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각 ▲KB저축은행 112억7100만원 ▲신한저축은행 69억6800만원 ▲하나저축은행 18억1500만원 ▲우리금융저축은행 13억500만원 ▲NH저축은행 16억6700만원 ▲한국투자저축은행 89억3800만원 ▲BNK저축은행 8억21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각각 380억원, 17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폭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7%, 96.59% 늘어났다. 업계는 올해 1분기 금융지주계열이나 일부 저축은행을 제외하면 절반 이상이 순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 경기회복 둔화 및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 거시경제 여건이 업계 경영 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순손실 발생 및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다”면서도 “경영 안정성 종합지표인 BIS비율이 법정 기준치를 크게 상회하는 등 현 시점의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재무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BIS 비율은 14.69%로 법정 기준 대비 약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비율도 227.27%로 법정 기준 100% 대비 127.27%p 초과 달성했다. 7조원의 잉여금도 미리 쌓아놨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의 모습.(자료사진) ⓒ 뉴시스
◆ 건전성 관리로 연체율 낮추기 '올인'

저축은행업계는 대출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는 부동산PF 여파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과 부실 사업장 경·공매로 인한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전체 연체율은 전년 말 6.55% 대비 2.25%p 오른 8.8%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부동산PF 대출을 포함한 기업대출 연체율이 11%로 같은 기간 3.52%p가 올랐다.

이에 따라 업권은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2분기 중 3500억원 규모의 자체 정리 펀드를 조성해 부실채권 매각에 나선다. 당초 22개 저축은행들이 참여해 2000억원 수준으로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PF부실 자산을 적극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27개사로 참여대상을 늘려 3500억 수준까지 규모를 확대했다.

당국의 신속한 부실 사업장 매각 추진도 이뤄지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중앙회에 사업장 평가 세분화를 통해 3개월 마다 사업장 경·공매를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업계는 시장과의 좁혀지지 않는 가격 차이로 버티기를 고수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저축은행이 진행한 부동산 PF 경공매 건수는 32건으로 이중 3건은 낙찰까지 됐다. 낙찰된 3건 중 1건은 HB저축은행의 단독 PF사업장으로, 대출 원금보다 약 10% 낮은 가격에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융당국이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업권에 적용한 지 보름 만이다. 저축은행들이 충당금 적립 부담과 금리인하 시점 지연 등의 부담을 느끼는 가운데, 당국 압박으로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PF사업성 평가가 내달부터 실시되면 하반기 경공매는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회 측은 “올해는 전년에 비해 손실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손실흡수능력 제고,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및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등 경영안정성 유지를 위한 자구노력과 정책·감독당국 및 한국은행 등과의 협조를 통해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극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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