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스타트업은 많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 조사 결과, 2020년 기준 스타트업은 300만개, 매출액은 1000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성공 사례로는 카카오, 당근마켓, 야놀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이 스타트업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찾아온 경제위기로 스타트업은 혹한기를 맞고 있어 이에 따른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에 발맞춰 투데이신문은 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와 함께 [K-스타트업 열전]을 선보인다. 해당 연재를 통해 용기와 도전으로 중무장한 스타트업의 남다른 비전과 스토리를 소개하고, 스타트업 성장 파트너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무궁유교 백서현 대표가 투데이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 src=”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4/05/CP-2022-0036/image-c0166de6-53e8-4166-aa77-8dd0f46891e8.jpeg”><figcaption>
   무궁유교 백서현 대표가 투데이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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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모두가 대수롭지 않게 넘긴 상황을 쉬이 넘어가지 않은 기업이 있다. 유아 교사를 위한 의자를 제작한 스타트업 ‘무궁유교’다.</p>
<p>유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은 몸에 맞지 않는 유아용 의자에 앉아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을 지도한다. 그동안 누구도 교사가 유아용 의자를 사용하는 것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p>
<p>무궁유교는 유치원 현장에서 유아 교사들이 겪고 있는 고충과 어려움에 최초로 주목했다. 무궁유교 백서현 대표는 실제 교사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교사용 의자를 제작했다. 몸에 맞지 않는 의자로 불편함을 호소하던 유아 교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이다. </p>
<p>“아이들은 선생님이 돌보는데, 선생님은 누가 신경 써주나요”라는 백서현 대표의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무궁유교는 ‘교사가 행복해야 유아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브랜드 철학을 담아 유아 교육 현장의 변화를 위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p><div class=

가구 제작을 넘어서 유아 교육 현장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무궁유교 백서현 대표를 <투데이신문>이 만나봤다. 

Q. ‘무궁유교’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궁유교’는 유아 교사를 위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기업입니다. ‘무궁유교’는 무궁무진 유아교육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저희의 대표적인 슬로건은 ‘우는 아이는 선생님이 달래주고, 우는 선생님은 무궁유교가 달래준다’ 인데요. 이렇듯 유아 교사를 중점에 두고 사업을 시작했고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유치원 현장에서 작은 유아용 의자에 앉아 수업을 진행하고 아이들을 지도하며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유아 교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반 의자를 쓰기에는 아이들에게 위험하고 좌판 높이가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유아 교사에게도 몸에 맞는 가구와 의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해결하기 위해 유아 교사용 의자 제작 연구와 개발에 나서게 됐습니다. 현재는 유치원에서 사용되는 가구 사이즈 문제 및 전반적인 유아 교육 시스템과 환경 개선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Q. 회사 설립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난 2022년 회사를 창업했고, 올해로 설립 3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대학교 창업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창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무궁유교는 저와 함께 성장한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학교에서 유아교육과를 전공했고 유치원 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교사로 근무하며 유아 교사들이 겪는 고충을 몸소 느끼고, 유아교육 현장을 개선하고자 아이템을 고안하게 됐습니다. 

무궁유교에서 제작한 교사용 의자 [사진 제공=무궁유교]
무궁유교에서 제작한 교사용 의자 [사진 제공=무궁유교]

Q. 당시 어떤 고충과 불편함이 있었나.

항상 <걸리버 여행기>를 예로 드는데요. 걸리버가 소인국에 가서 소인국 사람들의 집, 가구, 물품 때문에 불편함을 겪잖아요. 걸리버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유치원이라고 생각해요. 유치원의 모든 것들이 아이들 중심으로 맞춰져 있죠. 

그러다 보니 가구나 시설물 등을 성인인 교사가 사용하기에 굉장히 불편합니다. 실제로 저는 키가 큰 편이어서 아이들에 맞춰진 가구를 사용하는 게 더욱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누군가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제품을 처음 만들게 됐습니다.

Q. 구체적인 회사 성장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아이디어로 시작했지만, 점차 정부 지원 사업 수주를 받고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며 사업 실현 전 시뮬레이션을 많이 돌려본 케이스입니다. 예비 창업 패키지나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에서 사업 시연화 후 실제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제품을 출시한 건 2023년 5월입니다. 지난해 스승의 날에 출시를 하고, 올해로 1년을 맞이했습니다. 스승의 날을 기념해 축하 행사를 열고, 유아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모시고 품평회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제품 출시 후 1년간 약 1000대가 판매 됐습니다. 현재까지 8차 생산을 진행했고, 교사들을 상대로 총 10명을 뽑는 체험단을 진행했을 때 1400명이 지원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Q. 회사 구성원이 궁금합니다.

총 5명의 구성원과 함께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아 교사 출신인 팀원, 그리고 앞으로 출시될 솔루션 플랫폼 개발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가구 개발 제작은 전문 디자인 회사와 협업했고요. 실제 교사 경험이 있는 팀원들이 있기 때문에 유치원을 잘 알고, 유아 교사에 공감할 수 있는, 유아 교사를 위한 가장 창의적인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 무궁유교만의 독창성이나 차별성이 있다면. 

무궁유교가 실제 유치원 교사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을 명확히 캐치해 창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홍보나 마케팅을 크게 하지 않아도 많은 교사들이 공감해서 무궁유교의 제품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도요. 

최초로 유치원 교사가 느끼고 있는 페인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고 창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일종의 블루오션을 개척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 대상을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유아와 교사가 모두 함께 행복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궁유교의 가구 브랜드 ‘무궁유교’와 출시 예정 중인 플랫폼 브랜드 ‘위티:펀 라인’과 ‘위티: 유라인’ [자료 제공=무궁유교]
무궁유교의 가구 브랜드 ‘무궁유교’와 출시 예정 중인 플랫폼 브랜드 ‘위티:펀 라인’과 ‘위티: 유라인’ [자료 제공=무궁유교]

Q. 교사용 의자 외에도 구상 중인 사업 전략이 있다면. 

가장 큰 모토는 선생님들이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유치원 전반의 사이즈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요. 교사용 의자를 시작으로 테이블이나 세면대 같은 다른 가구까지 영역을 확장할 생각입니다. 

유치원 내부뿐만 아니라 놀이터 등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든 공간의 사이즈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이 되고자 합니다. 아이들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 때문에 교사나 학부모가 함께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이를 디테일하게 고려해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교육 및 돌봄 외에도 다양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교사들을 위한 업무 처리 플랫폼, 보호자·유아와의 공감대 형성 및 상호 작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젝트 등을 계획 중입니다.

Q. ‘교사가 행복해야 유아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슬로건이 인상적입니다. 유아 교사들이 업무 환경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먼저 물리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몸에 맞지 않는 가구 등으로 인해 알 수 없는 근골격계 질환, 자궁 질환 등을 겪고 있는 교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명감과 봉사 정신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고요. 이러한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두 번째는 업무 환경입니다. 유아 교사들에게 주어진 업무량이 과다해요. 아이들을 돌보는 것 외에도 서류 업무, 행정 업무 등의 작업이 과중하고, 학부모·원장·동교 교사 등과의 소통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교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업무 환경에 개선이 필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물리적 문제를 개선하는 기획뿐만이 아니라 솔루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행동을 트래킹해서 선생님과 학부모에게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준비하고 있는 솔루션은 하드웨어 트레킹을 통해 아이들의 다중지능 발달을 돕는 방식의 플랫폼입니다.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식, 즉 가정과 유치원을 연계해 아이들을 잘 양육할 수 있는 솔루션을 계획 중입니다.

Q. 유아 교육 환경 개선에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도 이와 연관 지어 보면 될까요. 

유아 교육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어떻게 자라나야 하는지, 내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를 돌아보며 치유를 받기도 하고 방향성이나 성장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요. 무궁유교는 사이즈 문제 해결 외에도 유치원 업계가 가지고 있는 고충, 유아교육이 가지고 있는 좋은 잠재력을 대중에게 전하는 게 목표입니다.

교사 업무 환경 개선은 물론이고 유아 교육 기관을 넘어서 가정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아이를 키우기 좋은 사회로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기업, 유치원과 가정을 연계해 가정과 사회가 발전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무궁유교 백서현 대표가 지난 4월 2024 베트남 하노이 시장개척단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무궁유교]
무궁유교 백서현 대표가 지난 4월 2024 베트남 하노이 시장개척단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무궁유교]

Q. 회사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고충은 없으신지요.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듣고 싶습니다. 

경험이 많지 않은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하다보니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가구 디자인 업체를 선정하거나 패키징 선정 같은 경우에도 고충이 있었고요. 의자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바를 전달할 때 공장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들을 직접 겪고 경험해 봐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딪혀 나갔습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노하우를 터득한 상태고요. 

젊은 여성이다 보니 제조업 회사의 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해외 바이어들과의 미팅 자리에서 통역사님을 대표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청년으로서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린 나이가 강점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오히려 사람들이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Q. 앞으로의 전략은.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글로벌적으로 유아 교사들의 고충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뤄집니다. 저희도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 캐나다 등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어요. 지난 4월에는 하노이 출장을 다녀왔고, 이번 달에는 중국에 다녀왔어요. 해외 커넥션을 넓히기 위해 시도 중에 있습니다.

올해는 팁스(TIPS)에 선정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베트남, 미얀마 등 한국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은 나라들을 대상으로 초기 진입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한인 유치원이나 현지 유치원과 MOU를 맺고 POC(제품, 아이디어 등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유아 교육 환경에 한국 유아교육의 장점을 알리고 전 세계적으로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발걸음을 떼는 중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무궁유교는 선생님들에 대한 사명감으로 시작한 회사입니다. 유아 교육 현장이 정말 열악해요. 몇 년간 일을 하다가 업계를 떠나는 경우도 많고요. 저 또한 교사 생활을 하다가 그만둔 경험이 있습니다.

업계를 완전히 떠날 수 있었지만,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동료들이 아직 현장에 있고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터라 주변에 유아 교사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이들을 두고 떠나려니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무궁유교를 통해 열악한 환경에서 사명감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들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전반적인 업계의 상황을 개선하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Mentor Coaching(한국여성스타트업협회 임은정 협회장)

무궁유교는 청년 창업가이지만 생각의 깊이가 깊고 철학이 느껴지는 팀이다. 모두의 시선이 아이들을 향할 때 유일하게 유아 교사에게 주목했고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봤다. ‘유아교육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대표의 철학은 무궁유교의 흔들리지 않는 뿌리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 아이템을 고민한다. 그럴 때 자기다움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일 이 세 가지가 나의 ‘Sweet Spot’이다. 나의 Sweet Spot, 자기다움을 찾게 되면 신기하게도 나만의 창업 아이템이 된다. 무궁유교는 자기다움이 잘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 자기다움을 찾는 것은 절대 녹록지 않은 일이다. X세대인 나에게도 자기다움을 찾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20대에 자기다움과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뿌리를 가지고 창업을 시작한 무궁유교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의 철학이 단단하니 나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면 될 것 같다. 앞으로 시간이 축적됐을 때 무궁유교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이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해외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POC를 진행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면 좋겠다. 자기다움을 찾았기에 급할 것이 없다. 무궁유교만의 길을 걷길 바란다. 자기다움을 찾아 그 여정을 시작하고 있는 무궁유교의 앞날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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