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리더십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SAIC 등 중국 브랜드는 약진했다.

6일 미국 비영리기관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의 ‘2023년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순위: 전동화 전환 리더는?'(The Global Automaker Rating 2023: Who Is Leading The Transition To Electric Vehicles?)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전동화 전환 지수는 100점 만점에 34점으로 조사 대상(21개 브랜드) 가운데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동 11위(38점)에서 2단계 하락했다.

ICCT는 지난 2015년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사건인 ‘디젤게이트’를 폭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곳이다. ICCT가 발표한 이 보고서는 완성차 기업별 단순 전기차 시장 점유율 뿐만 아니라 전동화 기술 확보와 투자, 리싸이클링 계획, 전략적 비전 등을 토대로 이뤄졌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과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등 6개 시장에 관한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한다.

현대차·기아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낮고, 전기차 전환에 대한 전략적 비전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종합 평가에서 하위 등급으로 분류됐다.

구체적으로 전기 차량은 충전 기술 면에서 79점(100점 만점)을 기록,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주행 가능 거리 평가에서도 71점으로 양호한 점수를 받았으며 배터리 재활용 및 재사용(리퍼포징) 항목에서는 최고 점수(100점)를 기록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구매 항목에서 매우 낮은 점수(11점)를 받았고, 다른 제조사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차 판매 목표를 세워 전략적 비전 항목 점수도 25점으로 초라했다.

1위는 테슬라가 차지했다. 총 84점을 기록했다. BYD는 70점으로 2위, BMW는 57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와 SAIC가 각각 52점과 51점으로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6위부터 10위까지는 △스텔란티스(49점) △폭스바겐(48점) △지리(48점) △창안(42점) △르노(39점) 순으로 나타났다.

ICCT 측은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동화 전환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미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공해차량(ZEV) 기술 개발은 물론 판매 점유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라인업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 온난화를 2°C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운송 부문에서 2035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판매되는 승용 및 상업용 경량 자동차들이 거의 100% ZEV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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