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 제공=대우건설수십조원에 달하는 유럽 원자력발전(원전) 사업 수출에 국내 기업들이 총력을 기울이지만 ‘탈원전’을 주장하는 거대 야당의 벽에 부딪치고 있다.

국내 1세대 해외 건설기업인 대우건설은 최근 체코 원전 수주에 청신호가 커졌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수주 경쟁에서 탈락하며 프랑스전력청(EDF)과 한국수력원자력의 2파전이 예상된다.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의 수출 성과를 달성하게 된다. 대우건설은 시공사로 참여해 원전 인프라 건설과 주설비공사 건물시공·기기설치를 맡게 된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사진·61)은 중흥그룹 인수·합병(M&A) 후 초대 사장으로 새로운 평가대에 섰다. 주택사업본부장과 리스크관리본부장, 주택건축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백 사장은 1985년 대우건설에 입사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주택사업 업무를 담당했다.

정원주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전 외교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우려되는 대목이다. 2018년부터 체코 원전 사업에 뛰어든 대우건설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수주전에 돌입하며 프라하에서 네트워크 형성과 홍보활동을 이어왔다.

백 사장은 최근 프라하에서 ‘체-한 원전 건설 포럼’을 열고 체코 정부 고위 관계자와 원전기업 관계자 등을 만났다. 원전 건설 과정에 지역민 고용과 지역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재개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대우건설에 앞서 현대건설도 유럽 원전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아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올 2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건설공사의 입찰자격 사전심사(PQ, Pre-Qualification)를 통과하고 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최종 계약이 이뤄지는 시점은 미정이다.

아쉬운 점은 한국이 유럽연합(EU) 소속국인 프랑스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은 우위이나 유럽 내 원전 건설 경험에서 프랑스가 강점을 가졌다.

원전 수출은 민간기업만의 노력으론 성사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최대 걸림돌이다. 양국 정부 차원의 거래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원전 수출은 외교로 불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체코를 방문해 지원에 나섰고 한국에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현지로 갔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계획을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체코 원전이 향후 유럽시장의 판세를 가를 수 있는 중요 사업으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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