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유럽중앙은행(ECB) 본부 건물 앞에 세워진 유럽연합(EU) 깃발./사진=로이터유럽중앙은행(ECB)이 6일(현지 시각) 4.25%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2022년 7월 첫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이후 2년여만이다.

ECB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제로금리를 유지하다가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뒤 동결한 바 있다. 지난 5일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처음으로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기존 5.00%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물가 상승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나 ECB를 시작으로 영국과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로존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연말 10%를 넘겼다가 지난해 10월부터 2%대에 머물면서 목표치인 2.0%에 근접했다. ECB는 여기에 각국 경기침체 우려도 가시지 않자 미국 중앙은행(Fed)보다 먼저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섰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4%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며 “다만 경기 회복 정도가 팬데믹 이전 수준 대비 여전히 낮고 현 금리 수준이 긴축적인 국면에 있는 만큼 ECB의 금리 인하 여건은 지속적으로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ECB의 두 번째 금리 인하는 7월을 건너뛰고 9월 회의에서 전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내 네 차례에 걸쳐 1%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G7 선진국 금리인하 전망… ’11차례 동결’ 한은 선택은

시장에서는 ECB가 금리 인하로 돌아서면서 비슷한 시기에 금리를 올렸던 G7 선진국이 기준금리 인하 동참을 점치고 있다. 기준금리를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5.25%)으로 올려놓은 영국중앙은행도 오는 20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설정한 기준금리는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 구간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은 이달 12일을 비롯해 7월과 9월, 11월, 12월까지 올해 5차례 남았다.

미국은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1.3%로 기존 속보치(1.6%)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지고 고용, 소비지표 등도 둔화하자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금리 선물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70%로 내다봤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경우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도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달 2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보고서를 낸 IB 7곳 가운데 3곳은 3분기부터, 4곳은 4분기부터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씨티, BNP파리바 등 3곳은 한은이 3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올해 연말까지 금리를 기존 3.50%에서 3.00%로 0.50%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 모건스탠리, JP모건, 소시에테제네랄 등 4곳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을 4분기부터로 예상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4분기까지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따른 내수 부진 우려에도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예상을 상회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원화 약세 부담 등을 고려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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