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앞다퉈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앞다퉈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증권사의 이자율도 점검하겠다고 나서면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한투자증권은 최단 기간(7일 이내) 이자율을 종전 연 5.05%에서 연 3.90%로 낮췄다. 최장기간(90일 초과)은 기존 연 10.0%에서 연 8.90%로 인하를 결정했다. 변경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3월2일 매수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같은날 키움증권 역시 신용융자 사용 기간별 이자율을 최대 2.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단기(1~7일 기간) 신용융자 이자율은 7.5%에서 5.4%로 내렸고 90일 초과 이자율은 9.5%에서 9.3%로 인하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신용융자 사용 고객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고자 업계 최저 수준으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 주요 대형증권사도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를 결정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최고 이자율을 연 9.8%에서 9.5%로 0.3%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으며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신용융자 이자율을 최고 0.4%포인트 인하했다. 메리츠증권은 ‘슈퍼(super)365계좌’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2.4%포인트 내렸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증권을 담보로 일정 기간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거래다. 신용융자 이자율은 투자자가 증권을 담보로 주식매수자금을 빌릴 때 적용하는 금리로 고객 등급과 사용기간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통상적으로 은행보다 높은 리스크를 안고 돈을 빌려준다는 점에서 이자율이 높게 책정되면서 과도한 이자장사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최근 시장 금리가 하락하는 구간에서 이자율이 오르면서 합리적으로 인상됐는지 들여다보겠다고 한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증권사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 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세부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면서 빚투(�교뻤� 투자) 개미가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올초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고 있는 데 이어 신용융자 이자율까지 낮아지면서 빚투 개미가 급증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7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27일 기준 신용융자잔고는 17조7122억원으로 연초(16조5186억원) 대비 7.23% 증가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 입장에서 레버리지(leverage) 수단인 신용융자는 투자자의 기대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용도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옵션이지만 반대로 투자자의 손실을 키울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하는 수단인 만큼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나 신용융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개인투자자의 위험 감내 수준에 적합하지 않게 활용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국내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거래, 낮은 분산투자 수준 등을 고려하면 신용융자의 활용으로 인해 개인투자자가 과도한 위험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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