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직업을 떠나 한 사람에게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건 꽤나 큰 강점이다. 하물며 대중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보여줘야 하는 아티스트에게 필수적인 요소다. SF9 다원은 이 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가수와 연기 활동을 병행함에 있어, 스스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팬들이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사소하게는 어떤 각도에서 자신의 얼굴의 장점이 드러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다원은 그런 점을 적극 활용해 성장과 도전을 거듭, 자신 만의 지형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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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발표한 13번째 미니앨범 ‘시퀀스'(Sequence)는 다원의 첫 자작곡이자 솔로곡 ‘슈퍼컨덕터'(Superconductor)을 통해 자기객관화가 얼마나 잘 정립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신보였다.

‘슈퍼컨덕터’는 다원이 데뷔 후 처음으로 작사, 작곡한 솔로곡으로 몽환적인 피아노 선율과 매력적인 기타 리프가 돋보이는 UK개러지 장르의 곡이다. 어떠한 장애물에도 저항 받지 않고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을 초전도체에 비유했다.

숏폼 구성과 영어로 가사로 현재 가요계의 트렌드를 파악한 구성과 자신의 목소리가 어느 멜로디에서 가장 예쁘게 나는지까지 파악한 결과물이 인상적이다. 이에 다원의 맑고 투명한 음색이 잘 드러났다. 보컬의 완급 조절이 악기들과 시너지를 낼 때, 강한 사랑의 힘은 진심 어린 고백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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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노래의 질감부터 겹겹이 쌓이는 코러스와 브릿지, 백보컬까지 노래의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들이 엿보인다. 짧은 곡 구성에도 불구, 물 흐르는 듯한 감미로움은 곡에 완벽하게 침투하며 다원의 인장을 확실하게 새겼다. 그 동안 커버곡으로 음색을 자랑했던 다원은, 솔로곡으로 탁월하게 갈증을 해소시켜줬다.

그는 배우로서도 천천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웹드라마 ‘나의 x같은 스무살’부터 ‘파트타임 멜로’, tvN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KBS2 ‘커튼콜’에 이어 지난해에는 영화 ‘비밀’로 스크린 신고식을 했다.

특히 ‘비밀’에서는 주인공 동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영화의 비밀을 쥔 핵심 서사를 스크린에 수 놓았다.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영화에서 자신의 역할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파악한 선택으로 보인다.

역할의 중량감을 따져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거나, 무리하며 필모그래피를 관리하지 못하는 연기돌들이 적지 않기에, 다원의 선택은 영리했다.

올해는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프로젝트 OTT 드라마 ‘대신해드립니다’의 공개를 앞두고 있다. ‘대신해드립니다’는 단 한 명의 의뢰인을 위한 정의가득 오지라퍼 박대리의 생활밀착 의뢰인 맞춤 역할 대행극으로, 다원이 박대리를 연기한다.

다원은 1995년생으로 올해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리스크로 여기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그도 그럴게 요즘은 아이돌이 군 입대 전 많은 콘텐츠를 준비 해 놓기 때문에 과거보다 군백기의 크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 다원 역시 팬들과 소통할 때 이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을 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지난해 리더 영빈과 인성, 재윤이 입대했을 당시, 다원은 팀 내 가장 형으로서 동생들을 이끌어왔다. 동생들을 독려해 팀의 사기를 불어넣는가 하면, 개인 팬미팅도 진행하며 팀의 공백기를 채웠다. 그룹과 팬을 향한 애정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공식이다.

SF9은 8일 신보를 발표해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14일 SBS ‘인기가요’로 마지막 방송을 진행, 일주일 간의 컴백 활동을 마쳤다. 짧은 활동이었지만 다원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팬들과 만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여러가지 활동을 통해 약속을 지키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하고, 자신이 더 발전, 성장해야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듣기 좋은 환상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노력으로 끌어낼 때 다원의 진가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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