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호의로 우산을 씌워준 여성에게 오히려 성추행을 저지른 50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4단독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3일 오후 10시 30분쯤 광주 북구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피해 여성의 허리 등 신체를 여러 차례에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우산을 쓰고 가던 B씨는 비를 맞고 가는 A씨를 돕기 위해 우산을 씌워줬으나, A씨는 B씨를 상대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 둘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피해자가 갖고 있던 통화 녹음 내용이 증거가 됐다. 당시 피해자는 녹음기능을 켠 채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던 중이었다.

해당 녹음에는 “손은 좀 내려주세요”, “잠시만요. 손은 그래도”, “하지 말라” 등 A씨의 신체접촉을 거부하는 B씨의 목소리가 담겼다. B씨의 확실한 거절 의사에도 A씨는 “괜찮아. 나도 아빠야”라며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당시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와 추행 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나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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