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이 변경되면서 김건희 여사 일가가 특혜를 입었다는 야권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변경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의혹은 ‘뇌피셜’이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종점이 변경된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원 장관은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변경 결정을 한 적 없고, 보고받은 뒤에는 의혹을 사면서까지 사업을 밀어붙일 이유가 없어 전면 재검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경제성 등을 따져 실무적인 관점에서 내린 판단이지만 정치적 의혹을 받고 있으니 재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해당 논란은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이 당초 예정된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서 같은군 강상면으로 변경되면서 불거졌다. 강상면 인근에는 김건희 여사 일가 토지가 있다.

민주당은 종점이 변경되면서 김 여사 일가가 특혜를 받게 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1일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 일가 소유 토지 인근으로의 종점 변경은 경제성 재분석도 필요하고, 사업비 증액도 불가피하다”며 “어떤 이유로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무리하게 김건희 여사 일가 소유 토지로 종점변경을 추진했느냐”고 비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국토부는 이달 초 예정돼있던 해당 노선 설명회를 취소하고 사업 계획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김 여사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임 군수 당시 종점을 양서면으로 결정해 계획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는데, 군수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바뀌자마자 종점이 강상면으로 바뀌게 된 과정에 대해서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토부에서 협의요청을 해서 양평군에서 (의견을) 올렸는데 그 시점이 군수가 바뀐 지 한 달 여 만에 (종점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이라며 “군수 취임 한 달 만에 이렇게 큰 사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정동균 전 군수는 본인이 군수로 있을 때 강상면에 대해 공식적인 안으로 올라온 적 없었다고 했다”며 “주민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 공식화된 다음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양서면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일가 소유의 토지가 남양평IC와 인접해 있는데, 강남권에 20~30분 내에 진입할 수 있는 고속도로 신설이 확정되면 엄청 큰 호재가 된다”며 “제가 어제 양평에 갔는데 부동산 전문가들이 노선만 변경되면 그 일대는 황금의 땅으로 변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 여사 일가가 오랫동안 소유했고, (윤 대통령) 장모와 관련된 사건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았기 때문에 (정부)부처가 그걸 모르고 그냥 지나갔을 리 없다”며 “야당이 찾아낼 수 있을 정도인데 정부 부처가 그것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