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등학교 사망한 교사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 이하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숨지기 전까지 학교 측에 내내 상담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때 학교 측의 대응이 적절했을지 논란이 커졌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숨진 서이초 교사가 지난해 5월부터 이번 달까지 10건의 상담을 학교 측에 요청했다. 숨지기 직전인 이번 달에만 3번의 상담 요청이 있었다.

상담 내용으로는 “한 학생이 이제는 학급에서 금쪽이가 됐다”, “학부모에게 연락했을 때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말하기 힘들었다”, “학생과 학부모가 자꾸 선생님 잘못이라고 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자꾸 들으니 본인 탓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스라이팅이란 생각이 들었다” 등이었다고 MBN 뉴스는 27일 보도했다.

지난 12일 한 여학생이 남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두드리다 남학생의 이마가 긁힌 이른바 ‘연필 사건’ 관련 상담내역에 따르면 사망한 교사의 주선으로 양측 부모가 한자리에 만나 해결된 듯했으나, 교사는 그때부터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교사는 학교 측에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 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 놀라고 소름 끼쳤다”고 상담 요청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얼른 전화번호 바꿔라”고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응 자체만 봤을 때는 근본적 해결에 도움을 주는 시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학생과 학부모로 인한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 호소에도 학교 측 상담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며 “학부모 민원 응대를 개별 교사가 아니라 단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맡는 등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에서 입수한 2023학년도 1학기 서이초 학부모 민원 내역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교무실에 공식 접수된 민원은 11건, 교사 개인이 받아 집계에서 빠진 민원은 셀 수 없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JTBC에서 전한 특정 민원 내용으로는 “후문 앞 도로가 혼잡하다”고 학부모 민원이 들어와 교감과 보안관이 도로 주변을 통제하자, 또 다른 학부모는 “왜 도로를 통제하냐”고 항의했다. 이 학부모는 차에 앉아 욕을 하고, 급기야 학교 측 통제가 과했다면서 교육청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학생이 교과서를 준비해 오지 않아서 ‘교과서를 준비해달라’고 문자 보냈더니, 학부모가 “교사가 교과서를 안 준 것 같다”며 학교에 찾아오는 일도 있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담임교사의 생활과 교과 지도, 수행평가에 대한 3가지 문제점’ 항목을 만들어 민원을 넣고, 이후에도 ‘6가지 문제점’을 추가로 민원 넣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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