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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을 일으켜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3·구속) 측이 첫 재판에서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조승우·방윤섭·김현순 부장판사)는 살인, 살인미수 등으로 기소된 조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베이지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으로 들어선 조씨는 재판 시작 전 국선변호인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였다. 조씨는 검사의 공소사실 낭독 때에는 한쪽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한 것은 모두 인정하지만 피해자들을 살해하려 한 고의에 대해서는 일체 부인한다”며 “본인을 미행한다는 피해망상 등을 겪어 그들을 닮은 듯한 남성들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공소장에 기재된 것처럼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과 분노를 품어온 사실은 없다”며 “이러한 이유로 또래 남성을 무차별적으로 살상하려 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만 마트에서 흉기를 훔치고 택시에 무임승차한 혐의는 모두 자백하고 반성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 조씨는 재판부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라는 질문에도 대답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검찰은 모두진술에서 조씨가 부모의 이혼 후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들의 손에서 양육됐으며, 코로나19로 구직 활동이 어려워지자 주거지에 머물먼서 게임 등에 빠져 2022년 일용직 수입을 끝으로 경제활동을 전혀하지 않고 은둔생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모욕죄로 고소당하며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자 처벌과 구금생활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 감정조절장애, 행동통제 능력이 힘들어지면서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을 느끼며 이 같은 범행을 계획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조씨는 지난달 21일 서울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상가 골목에서 남성 A씨(22)를 흉기로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의 다음 공판은 오는 9월 13일 오전 11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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