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한 유치원 앞에 세워진 ‘비석’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왼쪽)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오른쪽)논란된 ‘이완용 생가터 푯돌’. /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KBS뉴스

지난 22일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한 유치원 인근에는 ‘이완용 생가터 푯돌’이 세워졌다. 이 비석(가로 75cm, 세로 112.5cm)은 성남문화원이 직접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비석이 자리한 곳은 이완용 생가가 있던 곳이다.

성남문화원은 이완용 친일 행적을 알려 후대에 역사적 교훈을 전하기 위해 250만원을 들여 이 비석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석에는 ‘이완용은 1858년 백현리에서 가난한 선비 이호석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9세 때 일가인 이호준에게 입양되었다’ ‘을사 5적이자 정미7전, 경숙9적으로 친일 반민족 행위자’ ‘을사늑약 후 내각총리대신이 돼 매국 내각의 수반이 됐다’ 등 친일 행적에 대한 내용이 425자 문구로 적혀 있다.

이 비석은 과거 잘못을 기억하고, 그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경고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큰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22일 설치돼 논란 모았다가 28일 결국 철거된다고 알려진 이완용 비석. / JTBC뉴스

매국노 이완용의 경고문. 매국의 기록. / 뉴스1

28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40대 학부모 A 씨는 “친일파를 위인처럼 보이게 깔끔하고 큰 비석을 세웠다. 등교하는 아이조차 ‘이완용 비석이 왜 하필 우리 학교 앞에 있냐’고 물어볼 정도”라며 비석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또 옆을 지나가던 한 주민은 ‘이완용’이라고 적힌 글자를 보자 펄쩍 뛰며 “이게 왜 여기에 있느냐”고 되물으며 화를 내기도 했다.

역사학자들 역시 우려를 표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부정적인 역사도 역사라는 점에서 친일파의 비석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비석은 외관부터 과하고 내용도 구체적인 날짜 등이 빠져 있어 역사적 사실을 온전히 전달하는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이완용 비석에 대한 견해를 서울신문에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성남문화원은 결국 비석 설치 일주일 만에 철거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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