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복심’ 김재준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

“민주당, 반사이익만 기대…비전 제시해야”

‘아이가 살기 좋은 도시’ 위해 고양병 출사표

“다양한 경험·인적 네트워크로 지역 발전”

김재준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재준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1995년 ‘베이징 발언’으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과연 그 사이에 우리 정치는 4류에서 조금이라도 랭크가 올랐을까.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21대 국회의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마저 내려놓는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과연 우리 정치, 우리 국회, 우리 정당은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야 ‘4류 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데일리안은 ‘4류 정치 청산’을 주제로 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스물여덟 번째 순서로 김재준(52)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을 만났다.

김 전 수석을 상징하는 표현은 ‘문재인 복심(腹心)’이다.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수식어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의 19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제1부속실 행정관과 선임 행정관을 거쳐 ‘마지막 춘추관장’을 지냈다.

“문 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복심 중의 복심은 김 전 수석뿐”이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문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직전까지 거주하던 서울 서대문구 사저를 매입해 최근까지 거주한 건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임을 입증하는 단편적 사례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0월까지는 김진표 국회의장실의 언론비서관과 공보수석비서관까지 역임하면서 행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한층 쌓았다.

김 전 수석은 ’19개월 축복이’의 아빠로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다음 세대의 여정을 돕기 위해 이제 선출직 정치인에 도전한다. ‘다음 세대의 미래를 준비하고, 경청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정치의 책무’라는 김 전 수석은 내년 총선에서 경기 고양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축복이’와 같은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고양시를 만들기 위해 △고양시청 이전 △1기 신도시 특별법 △고양-양재대심도도로 연장 △산업시설 추가 유치 등 주요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김재준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재준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 김진표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정치 베테랑'이지만, 선출직 정치인으로서는 '신인'이다.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17대 국회에서 보좌관 생활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당대표, 대선 후보를 두루 보좌관 경험이 있고, 2012년부터는 ‘국회의원 문재인’의 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에 퇴임하고 양산에 내려가실 때까지 꼬박 10년을 곁에서 모실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청와대를 나온 이후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언론비서관과 공보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지난 10월에 사직한 이후 경기 고양병 지역에서 총선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Q. 17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지켜본 사람으로서 21대 국회는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과거에는 정치개혁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국회가 노력을 했고, 초선 의원들이 특히 노력을 해 최소한 지금보다는 ‘협치’가 있었던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혈연·지연·학연을 뛰어넘는 게 흡연이라고 말도 나오지 않았나(웃음). 예전에는 의원실도 마주 보고 있었어서 서로 간의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었고 흡연을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도 높이고 법안 발의를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여야의 목소리를 더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21대 국회는 협치도 실종됐다는 지적이 많다.

또 21대 국회에서는 가장 역동성이 높아야 될 초선 의원들의 활약상도 잘 보이지 않았다. 4년이라는 의정 활동 기간이 있었는데, 초반에 민심을 듣고 다양한 활동을 해서 자신의 존재감이 높아졌다면 지금과 같이 강성 발언들로 인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상황과 여러 가지 생각지 못했던 요인들이 있어서 의원들이 21대 국회 초기에 활약상을 보이지 못했던 건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게 고착화되다 보니 지역에서도 국회에서도 존재감이 없다, 언론이 바라보기에도 초선들이 보이지 않는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자극적인 발언들이 나올수록 언론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하다 보니 발언의 수위가 세지는 것 같다. 지역주민과 어울리고 지역의 니즈가 무엇인지, 지역 주민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활동했으면 극단적인 발언들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유권자와의 접촉면이 적다 보니 괴리감도 생기는 것 같다.”


Q. 그렇다 보니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도 민주당이 지지율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

“국민이 정치를 왜 불신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삶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불신의 근원이 아닌가 싶다. 우리 정치가 국민이 하고 싶은 이야기, 국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는 정치인들이 내 이야기만 계속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치가 나의 삶과 무관한 데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뭐하나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 같다.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정말 반사이익만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고, 우리가 다시 집권을 해서 대한민국을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게 민주당의 역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민주당을 보기에는 반사이익만 기대하는 정당이 된 것이다. 지난해 대선 패배에도 여전히 집권 여당과 같이 의사결정도 느리고 치열한 토론도 없다.”

Q.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말을 줄이고 많이 들어야 한다. 이야기를 듣는 것이 70%라면 이야기를 하는 것이 30%라고 볼 수 있겠다. 말하는 것조차 국민이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가려운 부분이 무엇인지를 듣고 행동해야 한다.”

김재준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재준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국민의 신뢰를 얻는 정치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재 수혈도 중요할 것 같다. 지역구 도전을 경기 고양병에서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지금 19개월이 된 아들이 있다. 그전까지 비서의 삶을 살면서는 직접 출마한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었는데, 늦깎이 아빠가 되고 보니 기후 위기, 국제 정세 등 중대한 문제가 이제는 우리 아이의 미래와 직결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아이 세대와 다음 세대의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의 문제로 확장이 되면서 정치를 결심하게 됐다.

사실 정치를 할 곳으로 내가 이사를 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내와 지난해부터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어느 곳이 좋을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주변에도 조언을 구하니 많은 분이 고양시가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그래서 이곳에 이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총선 출마 결심은 이 다음이었다. 고양시는 내가 살고 싶은 곳이었고, 살고 싶은 곳에서 다음 세대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경기 고양병에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Q. 출마 준비 중인 지역구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일산은 이미 30년된 1기 신도시다. 그러다 보니 정주도시로서의 여건들이 좋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평가를 받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는 교통 인프라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자족 도시도 아니다. 일자리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30년된 신도시이다 보니 노후화된 주택들에 대한 리모델링, 재건축에 대한 니즈도 강하다. 이 세 가지 문제가 고양 시민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의식인 것 같다.

일산이 1기 신도시로 조성된 지 30년이 됐다면, 이제는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해야 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본다. 교통 및 재건축 문제, 일자리를 양산하는 기업 유치 문제 등을 준비해서 일산의 ‘미래 30년’을 준비해야 되는 시점이다.”

Q. 경기 고양병은 사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이고, 도전자도 많은데 김 전 수석만의 '강점'은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나.

“내 강점은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겠다. 국회·정부에서의 경험 그리고 그 때 쌓았던 노하우와 인맥이 풍부하다고 자신한다. 정치와 행정은 결국 혼자 하는 것들이 아니다. 정당·행정부 등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누구보다 강점을 갖고 있다고 자신한다.”

Q. 마지막으로 유권자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총선의 의미를 얘기하고 싶다. 지금 민주당이 160석 이상의 절대다수의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인데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해서 과반 정당이 되지 못한다면, 윤석열 정부의 오판과 독주를 제대로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잘못해서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다. 독주를 막아야 하는 중대한 역사적 소명이 민주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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