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와 서울을 오가는 이들이 안전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출근 시간대 김포도시철도 열차에서 또 고무 타는 냄새가 나 여럿이 불안을 호소했다.

경기 김포시와 서울을 잇는 김포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뉴스1

김포골드라인운영(김포도시철도 위탁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에 따르면 6일 오전 8시쯤 ‘풍무역~김포공항역 이동 열차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신고 3건이 접수됐다.

당시 해당 열차에 타고 있던 일부 승객은 무언가 타면서 발생한 듯한 매캐한 냄새를 맡고, 운영사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 민원 글을 올렸다.

실제로 이런 냄새를 맡은 한 40대 승객은 연합뉴스에 “풍무역에서 열차를 타고 가는데 코를 찌를 듯 고무 타는 냄새가 점점 심하게 났다”고 증언했다. 또 “이것보단 약하지만 전날 밤에도 비슷한 냄새가 났다”고도 했다.

이동할수록 냄새는 심해졌고, 이 승객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열차 안은 이용객들로 가득 찬 상태였고, 무슨 영문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고 한다.

운영사 측의 안이한 태도도 불안감을 더했다. 해당 승객은 “고촌역부터는 정말 타는 냄새가 심했다. 그런데도 운영사는 ‘동요하지 말고 (열차를) 이용해 달라’는 안내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김포골드라인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앞서 지난달 28일 오전에도 김포골드라인 열차에서 타는 냄새가 발생, 이와 관련한 신고가 운영사 측에 11건이나 접수됐다. 112, 119에도 신고 전화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사 측 점검 결과, 열차 제동 패드가 손상되면서 냄새가 난 걸로 파악됐다. 부품 교체 후 열차는 다시 정상 운행했다.

이때 점검했던 열차와 이날 문제를 일으킨 열차는 동일 열차로 확인됐다.

운영사는 열차를 차량 기지로 다시 옮겨 타는 냄새가 난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운영사 측은 연합뉴스에 “앞서 정밀 점검을 하고 제동 패드까지 교체한 뒤에 열차를 다시 투입했으나 또다시 신고가 접수된 상황”이라며 “지난번과 같은 이유인지 먼저 원인을 파악하고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 9월 정식 개통한 김포골드라인.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자료 사진 / 뉴스1

2019년 9월 정식 개통한 김포골드라인은 김포시 양촌읍(양촌역)부터 서울 강서구 방화동(김포공항역)을 잇는 경전철 노선이다.

서울로 향하는 대중교통이 부족한 김포 한강신도시 주민들의 교통 수요를 충족하고, 48번 국도(김포대로) 교통 체증을 완화할 목적으로 건설됐으나, 개통 후 수송력의 한계가 드러났다. 버스로 몰렸던 이용객이 지하철로 분산돼 버스 이용 혼잡도는 낮아졌다고 한다. 다만 2량짜리 열차가 10개 승강장을 오가며 승객을 태우다 보니, 출퇴근길엔 열차 출입문 주변까지 미어터질 듯 승객이 꽉 차는 실정이다. 객차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탑승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인 지하철 혼잡도로 따져 보면, 출근 시간대 김포골드라인 혼잡도는 최대 290%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다중 밀집 상황에 어지럼증,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열차 이용 도중 쓰러진 승객도 있었다.

열차 증량이 답이지만, 김포골드라인은 이조차 쉽지 않다. 태초 건설 단계부터 승강장 자체를 2량 열차와 크기가 똑같은 고정 승강장으로 지은 탓에 중간 열차를 증결하려면 지하철역 승강장부터 다 뜯어고쳐야 한다. 이 기간 당연히 열차 운행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김포골드라인 사업 시행자·소유자는 김포시다. 한국철도시설공단(현 국가철도공단)과 서울교통공사가 위탁사업자로 건설·시설 관리 업무를 맡았다.

개통 이래로 줄곧 운영·유지관리 업무를 봐 온 김포골드라인운영은 당초 계약된 위탁 운영 기간이 종료되는 내년 9월 이후부터 열차 운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높은 혼잡도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 낮은 수익성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에 김포시는 새로운 운영사업자를 찾기 위한 공모 절차를 최근 시작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