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5명의 생명을 구한 남성이 상을 받는다.

이형태(42) 씨는 지난 8월 13일 강원도 고성군 한 군사지역 인근 해변에서 다급한 상황을 목격했다.

엄마와 함께 고무튜브에 매달린 아이 2명이 강한 파도에 먼 바다까지 떠밀려 갔는데, 이를 본 가족의 이모도 바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체력이 소진된 이모도 몸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다른 남성이 바다로 들어갔지만 그 역시 구조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5명이 바다에 떠내려갈 때 우연히 이곳을 지나던 이 씨가 현장을 목격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씨는 “군사지역과 인접해서 원래 들어가면 안되는 해변인데 입구를 막았던 철망을 거둬들인 터였어요. 그래서 일부 피서객들이 해변에 들어갔더라고요. 먼 바다로 떠밀려 가는 사람들을 보고 구조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없었어요”라고 회상했다.

이 씨는 해변으로 뛰어가 구명조끼를 입은 한 여성을 보고 구명조끼를 벗어달라고 요청했다.

119에 구조 신고를 해달라고 소리친 후 입고 있던 반팔, 반바지 차림에 구명조끼를 걸치고 바다로 들어갔다.

수영 하나는 수영선수 못지않게 자신 있어 하는 이 씨였지만 요구조자들이 이미 먼 바다로 떠내려 간데다 너울성 파도로 인해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씨는 바다에 표류하고 있는 엄마와 아이 2명, 이모 등 일가족과 이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한 남성까지 5명을 구해야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씨는 우선 호흡이 불가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 된 아이들의 이모에게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건넸고 구조에 뛰어든 남성까지 수심이 낮은 곳까지 구조했다.

그리곤 가족의 이모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다시 걸치고 바다로 또다시 뛰어들었다.

수백미터를 헤엄쳐 다시 엄마와 아이 2명에게 다가간 이 씨는 뒤에서 밀 테니 튜브를 꼭 잡고 있으라고 했다.

이 씨는 해변에서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든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다리가 너무 아프고 경련이 와서 움직이질 못했어요. 그렇게 10여분쯤 그대로 누워 있었죠. 그 사이 구조대가 출동하는 걸 봤어요”라고 전했다.

결국 살아난 이 씨는 “다시 이런 상황을 마주해도 지체 없이 구조에 나설 것 같아요. 저도 7살 딸이 있는데 엄마와 아이들이 긴박한 상황에 처한 게 남의 일 같지가 않았죠. 이 일은 주변에 알리지도 않았어요. 당연히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상까지 준다니 최근에서야 아내에게 이 일을 털어놨죠”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번 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 주관하는 ‘2023 생명존중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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