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hyperemesis)은 임신 초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입덧이 시작되면 음식을 잘 먹지 못해 체중이 줄어들거나 심한 경우는 탈수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전체 임신부의 70~85%까지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임산부 /사진=프리픽(senivpetro)

특히 임신오조(hyperemesis gravidarum, HG)는 이러한 오심과 구토가 심해지면서 탈수와 케톤뇨증이 발생하여 입원을 요하고 수액처방을 받아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영국 왕위계승자인 윌리엄 왕자의 아내 웨일즈 공주는 세 번의 임신 기간 동안 임신오조를 앓았다고 알려진 바 있다. 지난 2021년에는 걸그룹 쥬얼리 출신 조민아가 임신오조로 임산 8개월에도 깡마른 몸매로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입덧의 원인은 유전, 전반적 건강상태, 임신 중 호르몬의 변화에 대한 반응 등 다양한 이론들이 제기돼 왔지만 아직 명확한 규명이 되지 않은 가운데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임산부의 입덧의 원인이 태아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이라는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입덧의 범인은 태아가 생산하는 호르몬인 ‘GSF15’라는 단백질

지난 13일 네이처(Nature)지에 발표된 ‘GDF15 linked to maternal risk of nausea and vomiting during pregnancy(GDF15는 임신 중 산모의 메스꺼움 및 구토 위험과 관련이 있다)’에 따르면 메스꺼움과 구토가 너무 심해 정상적으로 먹거나 마실 수 없는 입덧의 범인은 태아가 생산하는 호르몬인 ‘GSF15’라는 단백질이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산모가 느끼는 정도는 태아가 생산하는 호르몬의 양과 임신하기 전에 산모가 이 호르몬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연구에 모집된 여성의 데이터를 조사한 연구팀은 인간 유전학, 임산부의 혈액에서 호르몬을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 세포 및 쥐 연구를 포함한 접근 방식을 조합하여 사용했다.

입덧 치료의 길

“이번 발견은 산모의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임신 전에 산모를 GDF15에 노출시킴으로써 임신병을 예방할 수 있는 잠재적인 방법을 가리킨다”

해당 연구의 공동저자 중 한 명인 스티븐 오라힐리(Stephen O’Rahilly) 교수는 “GDF15가 산모의 뇌에 있는 고도로 특이적인 수용체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 궁극적으로 이 장애를 치료하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의 기초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 준다”고 말했다.

수석 저자인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의 Marlena Fejzo 박사는 “임신했을 때 몸이 너무 아파서 아프지 않고는 거의 움직일 수 없었다. 이유를 알아보려고 했을 때 임신 메스꺼움이 매우 흔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상태에 대해 알려진 바가 얼마나 적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제 임신오조의 원인을 이해했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갔기를 바란다”

한편, 입덧 치료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입덧약은 피리독신(pyridoxine, 비타민B6)10mg과 독실아민(doxylamine, 항히스타민) 10mg 두 가지 성분으로 이뤄진 복합제로 디클렉틴, 디너지아, 디크라민, 프리렉탄 등 다양한 이름으로 출시되어 있다.

입덧약 /중앙일보 갈무리

약사공론에 따르면 디클렉틴 장용정은 Doxylamine succinate 10mg + pyridoxine hydrochloride 10mg으로 이루어진 성분으로 보존적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임부의 구역 및 구토 조절을 도와준다. 입덧약은 태아에 위험성이 없다고 밝혀졌다.

다만 국내 입덧 대응 치료제는 비급여로 임산부의 대부분이 겪는다는 점에서 치료제의 급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 돼온 이유다.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2021년 국내 합계 출산율은 0.81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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