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탈당 규모 관건…공천탈락자 규합 세불리기 가능성도

‘빅텐트’ 정계개편은 미지수 …유력 대권주자·지역기반 부재 한계 분명

이준석과 양향자, 그리고 금태섭
이준석과 양향자, 그리고 금태섭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금태섭 공동대표. 2023.12.17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최평천 기자 = 22대 총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른바 ‘제3지대’ 신당의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

신당론 발원지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두 전 대표는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각각 대립각을 세워온 여야 양대 정당의 비주류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과 당정관계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없을 경우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미 온라인으로 지지자 연락망을 구축했고, 총선 출마 희망자도 모집하며 신당 창당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연말까지 민주당이 통합과 혁신을 위한 변화를 보여주지 않으면 탈당 후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준석·이낙연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첫 번째 시험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동반 탈당할 인사들이 얼마나 되느냐에 달렸다.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 당장 측근 4인방을 뜻하는 속칭 ‘천아용인’의 합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천아용인’은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 등 친이준석계 인사들이다.

그러나 비례대표인 허 의원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고 천 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로 순천에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이준석 신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행보에 연대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모임은 이재명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하며 연내 거취 결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했던 상당수 의원은 현재 신당 창당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반 탈당자가 많지 않더라도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세 불리기에 나설 기회는 또 있다. 여야 비주류 의원들이 공천 탈락을 예상하거나 실제로 공천을 못 받는다면 신당 합류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정치권 일각의 추측대로 국민의힘에선 ‘진윤 공천’, 민주당에선 ‘비명 공천 학살’이 현실화할 경우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각 당의 이탈자를 ‘이삭줍기’하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질문에 답하는 이낙연 전 대표
질문에 답하는 이낙연 전 대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8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길위에 김대중’ 시사회에 참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18 pdj6635@yna.co.kr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존재감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면 합종연횡을 통한 이른바 ‘빅텐트’ 성사 여부도 주목된다.

일각에선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두 사람이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교집합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전 대표는 아직 직접적인 교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대 가능성에 명확히 선을 긋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보와 복지, 젠더 이슈 등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두 전 대표의 정치적 노선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이들이 손을 잡는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런 점에서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이 이준석·이낙연 신당의 연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 전 대표 모두 일찌감치 제3지대론을 외쳤던 금 전 의원과 양향자 의원에 대해선 우호적인 뜻을 드러낸 적이 있고 금 전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새로운선택’ 창당 대회에 각각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준석·이낙연 신당의 한계를 점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역대 총선을 살펴볼 때 제3당 약진의 두 가지 전제 조건으로 지지율 선두권의 대권주자와 탄탄한 지역 기반이 꼽히는데 이준석·이낙연 신당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적극적인 쇄신과 통합 행보로 원심력을 차단한다면 이준석·이낙연 신당 앞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주류 내부에서 한동훈 비대위 출범으로 이준석 신당에 제동이 걸렸다고 평가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지난 20일 김부겸 전 총리를 만난 데 이어 28일에는 정세균 전 총리와 회동을 추진하는 등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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