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체제 당직개편, 부총장급 매듭

친윤계 일제히 당직 내려놓고 2선으로

유승민·원희룡·최재형계 유임·중용

추대 반대했던 인사까지…안배 돋보여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신임 조직부총장으로 임명된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사진 왼쪽)과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고 물러선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오른쪽) ⓒ데일리안·뉴시스DB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신임 조직부총장으로 임명된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사진 왼쪽)과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고 물러선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오른쪽) ⓒ데일리안·뉴시스DB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의 당직 개편이 마지막 부총장급까지 매듭지어졌다.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함경우 조직부총장의 자진 사의가 받아들여지면서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이 신임 조직부총장으로 임명됨에 따라, 그간 당무 전면에 있었던 친윤계가 2선 후퇴하고, 화합과 탕평의 한동훈 ‘무지개 지도부’가 수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9일 부총장급 당직 인선을 단행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취임에 즈음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던 함경우 조직부총장의 사의를 받아들여, 그 자리에 김종혁 위원장을 임명했다. 홍보본부장에는 김수민 충북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한동훈 위원장 취임 직후부터 시작돼 이날 부총장급 인선으로 매듭지어진 일련의 당직 개편 과정을 뜯어보면, 당무 전면에 나섰던 친윤계가 일제히 2선으로 물러나면서, 그간 다소 소외됐던 당내 세력들이 중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 위원장은 자신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데 반대했던 인사를 오히려 핵심 당직에 기용했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화합과 통합에 만전을 기하려는 세심한 안배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일례로 여의도연구원장을 자진 사퇴한 재선 김성원 의원을 살펴보면, 김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되며 한 위원장 추대 과정에서도 의원총회에서 ‘1번 타자’로 발언에 나서 ‘추대론’에 강력하게 불을 붙였던 인사다.

이러한 김 의원이 내려놓은 여연원장 자리에는 홍영림 전 조선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가 임명됐다. 홍 원장은 정치권 밖에서 이번에 새로 진입한 인사라, 당연히 계파 색채가 있을 리가 없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제세력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여연원장 자리가 무계파·무색채의 인물에게 돌아간 것이다.

‘공천 시즌’의 핵심 요직인 사무총장은 이만희 의원이 비운 자리를 장동혁 의원이 맡았다. 이만희 의원은 지난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단장을 맡은, 친윤 중에서도 정권교체에 공이 있는 ‘친윤 공신(功臣)’ 그룹에 해당한다.

새로 사무총장이 된 장동혁 의원은 대선경선과 대선 때에는 아예 원외 신분이었다. 2022년 3·9 대선 이후 충남 보령서천의 김태흠 의원의 충남도지사 후보로 차출되면서, 빈 자리에서 열린 6·1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돼 원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또 장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 과정에서는 추대에 오히려 반대 입장을 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사무총장, 韓 추대 반대였던 인사 기용
여연원장, ‘추대론 1번타자’ 대신 외부서
‘추대론’ 적극 설파 함경우도 ‘내려놓음’
“제세력 배려한 탕평·화합 지도부 완성”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비상대책위 구성을 마무리한 뒤,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 및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자신과 윤 원내대표, 유 의장이 양쪽 가장자리로 물러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비상대책위 구성을 마무리한 뒤, 윤재옥 원내대표와 유의동 정책위의장 및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자신과 윤 원내대표, 유 의장이 양쪽 가장자리로 물러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뉴시스

이처럼 친윤 의원들은 맡고 있던 당직을 내려놓고 한 발 물러선 반면, 유임된 당직 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혀 상반된 모습이 눈에 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며, 한동훈 위원장이 현역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비상대책위원으로 직접 발탁한 김예지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유승민캠프의 쓴소리본부장을 맡았었다. 수석대변인 유임이 된 박정하 의원은 ‘원희룡 제주도정’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냈던 친원희룡계 핵심이다.

여기에 함경우 조직부총장이 험지 경기 광주갑에 집중하겠다며 조직부총장을 스스로 내려놓고 지역구로 내려갔다. 친윤계의 2선 후퇴에 화룡점정(畵龍點睛), 마침표가 찍힌 것이다.


함경우 부총장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중 가장 먼저 윤석열캠프에 합류했다. 국민캠프 정무보좌역으로 중용받던 함 부총장은 대선 이후 인수위에서도 당선인 상근보좌역을 지냈으며, 윤심(尹心) 후보인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또 이번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 국면에서 의원총회서 갑론을박이 치열해 결론이 나지 않자, 곧이어 소집된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앞두고 경기 지역 동료 당협위원장들을 상대로 한 위원장 추대의 필요성을 적극 설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함 부총장이 당직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김종혁 위원장이 신임 조직부총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김종혁 위원장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최재형 캠프’의 좌장 격을 맡았던 인사다.

당직 개편과 관련,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기존에 전면에 나섰던 친윤석열계는 99.9%도 아니고 100% 뒤로 물러나고, 유승민·원희룡·최재형계 등 당무에서 소외됐던 제세력을 고루 배려한 탕평과 화합의 당직 개편이 완성됐다”며 “‘한동훈 지도부’가 일곱 가지 색깔의 무지개와 같은 ‘무지개 지도부’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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