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신성대 논설위원]

웨민쥔 작품
웨민쥔 작품

웨민쥔(岳敏君). 냉소적 사실주의 미술가로 중국 전위작가 4대 천왕 중 한 명. 불합리하고 폭력적인 현실에 눈감는 자아를 표현한 웃음 시리즈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그의 작품 <처형>2007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90만 달러에 팔리면서 중국 현대미술 작품 중 최고가로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내 작품 속 인물은 모두 바보 같다. 그들은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는 강요된 듯한 부자유스러움과 어색함이 숨어 있다. 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아무 생각도 없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이들은 곧 내 초상이자 친구의 모습이며 나아가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웃음이 웃음이 아니다!’ 그의 작품 속 남자는 과장된 제스처와 크게 벌린 입 모양으로 과격하리만큼 크게 웃고 있다. 작가는 그의 허망하고 실없는 웃음을 통해 문화혁명과 개혁, 개방으로 인한 중국인들의 혼란과 공허, 슬픔과 분노를 절묘하게 풍자하고 있다.

어젯밤 지인이 보내준 유튜브 동영상을 보았다. 대한민국 1등 소통 전문 스타강사라는데 그동안 나만 몰랐던 모양이다. 강연 내내 타고난 입담으로 잠시의 쉴 틈도 주지 않고 청중들을 웃기고 울리며 감동을 주고 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두어 개를 더 찾아보며 한참 따라 웃다가 결국 동영상을 닫고 말았다. 더 이상 보다가는 나도 이상해질 것 같아서였다.

그 강사의 입 크게 벌린 웃음과 과장된 제스처는 웨민쥔 작품 주인공의 웃음보다 더 헛헛했다. 게다가 뭔가 공포에 질린 듯한 그의 큰 눈망울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차마 따라 웃기가 힘들었다. 만약 웨민쥔이 이 슬픈 삐에로의 웃음을 본다면 충격에 붓을 놓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저 친구 진즉 좀 쉬었어야 하는데 안됐군!”하는 신음이 절로 나왔다.

따라 웃을 수도 없는 또 한 사람이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다. 얼마나 지독한 관재(官災)인지, 감옥살이까지 하고 나와서도 일주일이 멀다 하고 법정에 끌려가 갖은 수모를 당하며 눈물까지 흘려 호소해보지만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 와중에 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들러리 서고, 대통령의 부산 민심달래기 전통시장 먹방쇼에까지 동원되어 어묵, 떡볶이 먹으며 함박웃음 지었다. 겁먹고 쫓기는 순록 같은 그의 눈을 보면 저 속이 속일까, 저 웃음이 웃음일까 싶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엊그제 언론에서 작년 삼성스마트폰 출하량이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는 충격적인 기사를 일제히 내보냈다. 분명 대부분의 국민들이 서늘한 공포의 엄습에 가슴 철렁했을 터이지만 다들 관심 없는 척, 안 본 척하고 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아무렴! 부디 이재용 회장의 멘탈이 온전하길 빌 뿐이다.

또 선거철! 아수라 난장판이다. 거대한 쓰나미가 수평선 저쪽에서 밀려오고 있건만 해변에선 사람들이 잡은 생선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사생결단 멱살잡이를 하고 있는 꼴이다. 아무리 고함치고 경고사이렌을 울려도 들은 척도 않는다. 그 난리 통에 국회는 쓰레기 특별법을 마구마구 쏟아낸다. 이젠 지친다. 울고 싶어라! 헌데 자꾸 헛웃음만 나온다. 이남이형! 그래서 노래 그만두고 가셨쑤?

#웨민쥔, #중국 전위작가 4대 천왕, #웃음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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