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어깨 툭’ 韓 ’90도 인사’…극적 ‘화해 모드’

김 여사 문제 해법 이견 여전해 갈등 불씨 존재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앞서 영접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수산물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기 앞서 영접을 위해 기다리고 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이 23일 전격적으로 성사되면서 극한으로 치닫던 당정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당정이 정면 충돌한 지 이틀만이다. 다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4·10 총선을 앞두고 당정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윤석열대통령을 만나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윤석열대통령을 만나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에서 만났다. 녹색 민방위복 차림의 한 위원장은 현장에 먼저 도착해 약 15분 동안 한파 속 눈을 맞으며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남색 패딩 차림의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한 위원장은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를 하며 어깨를 툭 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윤 대통령은 입은 남색 패딩은 2017년 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서 한 위원장과 함께 활동하며 즐겨 입었던 옷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지역 소방본부장으로부터 화재 진압 상황을 보고받은 뒤 피해 현장을 둘러보면서 복구와 지원 대책 등을 점검했다. 두 사람은 대통령 전용열차를 타고 상경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역에 도착해서 기자들과 만나 ‘열차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민생 지원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두 분의 갈등이 봉합된 것이냐’는 질문엔 “대통령님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라며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재차 거부하던 전날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이날 오전 결정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오늘 새벽 서천특화시장 화재 상황을 보고받은 뒤 ‘너무 걱정이 된다. 현장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적당한 시간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 위원장도 현장에 간다는 이야기가 언론 보도로 나왔다. 그래서 일부러 피하는 것도 이상할 것 같아서 현장 방문 시간을 오후 한 시 반쯤으로 정한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도 이날 오전 당 사무처 순방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었지만, 급히 연기하고 오후 1시 서천 화재 현장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변경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소방대원 대기 천막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소방대원 대기 천막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

한 위원장의 ‘김경율 비대위원 마포을 출마’ 발언으로 촉발된 사천 논란과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 이견 등을 둘러싸고 극한으로 치닫던 당정 갈등이 이날 두 사람의 전격적인 만남으로 ‘해빙 모드’에 접어들었다. 4·10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분열은 공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사실상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인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해법에 대한 이견이 여전한 만큼, 갈등 재발 가능성은 존재하는 상황이다.

여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통해 김 여사와 관련한 입장을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에선 윤 대통령이 해당 사안을 어떤 방식으로든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진지하게 검토했으나, 이번 사태로 일단 보류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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