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한 영양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고인이 학부모들의 급식 관련 민원 때문에 상당한 고통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CBS노컷뉴스스가 최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가 고인이 건강상 이유로 휴직한 지난해에도 학교장 면담에서 “음식이 식어 맛이 없어진다. 교실 배식을 하는 타 학교를 대상으로 급식 벤치마킹을 시행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면담 내용을 보면 “급식 문제에 대해 학부모와 급식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학교 홈페이지에 ‘급식 건의 게시판’을 신설해달라”, “학교 외부 전문기관을 섭외해 급식 컨설팅을 시행해달라”는 학부모 요청이 있었다.

심지어 “급식이 식지 않도록 모든 반마다 전기밥솥을 설치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조리기구가 학급으로 이동하는 것은 급식실 규정 위반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시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는 영양교사가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CBS노컷뉴스에 “(교사의 죽음에 대해) 무척 놀랐고 당황스럽다. 슬퍼하고 있고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 교사가 휴직을 신청했느냐는 질문에는 “건강상 질병 휴직이었다. 서울교육청으로 연락하는 것이 좋겠다. 교육지원청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학교 측이 자체 조사를 실시했다며 “조사는 종결됐고, 교권침해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어 “저희가 알기로는 ‘밥이 맛이 없다’는 수준의 민원이었는데, 어느 학교에서나 나오는 민원으로 알고 있다. 학교 측도 이 정도까지 파악하고 있는 모양이다. 교사의 유가족이 깊이 있는 조사를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 영양교사였던 고인은 지난달 29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복직을 사흘 앞둔 날이었다.

지난 2일 해당 학교 정문 앞에는 동료 교사들이 보낸 조화 6개가 늘어서 있었다.

바람에 조화가 쓰러지는 걸 본 한 재학생은 “널브러진 조화들을 잘 세워 놓으면 좋겠는데 저는 조화를 만지는 일조차 미안하다”며 슬퍼했다.

또 다른 재학생은 “친구들은 급식에 대해 불평하지도 않았다”며 “영양 선생님을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고인의 죽음이) 안타깝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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