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갑에서 재선’ 진선미, 4선 고지 등정 도전

與선 ‘전주혜 의원 vs 윤희석 대변인’ 경선 돌입

‘대선-지선’ 거치며 ‘보수 강세’ 뚜렷…’진보세’

강한 ‘길동’ 강동을 편입도 선거 변수로 떠올라

22대 총선서 국민의힘 소속 서울 강동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주헤 의원(왼쪽)과 윤희석 선임대변인(오른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2대 총선서 국민의힘 소속 서울 강동갑 예비후보로 등록한 전주헤 의원(왼쪽)과 윤희석 선임대변인(오른쪽)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강동갑은 서울 내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지역)로 꼽힌다. 역대 총선 결과만 봐도 보수와 진보 세력이 강동갑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다퉈왔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1988년 13대 총선 당시에는 통일민주당 소속의 김동규 전 의원이 강동갑에 처음 깃발을 꽂았고, 이후 14~16대 3차례 동안에는 이부영 전 의원이 이곳에서 민주당(14대·15대)과 한나라당(16대) 소속으로 의원직을 지낸 바 있다.

2004년 열린 17대 총선에선 김충환 전 의원이 강동갑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당선돼 18대까지 재선 의원으로 활약했다. 19대엔 신동우 전 의원이 새누리당 소속으로 지역을 재탈환하기도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강동갑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여겨지지만 19대 이후엔 분위기가 완연히 달라졌다.

2016년 실시된 20대 총선서 강동갑을 가져간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이미 19대 당시 비례대표로 한 차례 의원직을 경험하고 재빠르게 강동갑을 선점해 지역 기반을 닦아 놓은 것이 주효했다. 당시 진 의원은 43.79%(5만4159표)를 얻어 재선을 노렸던 신동우 전 의원(40.98%·5만691표)을 2.81%p(3468표) 차이로 제쳤다.

진 의원의 강세는 2020년 열린 21대 총선까지 이어졌다. 일찌감치 진 의원을 강동갑 후보로 점찍은 민주당과 달리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공천 잡음을 겪으면서 후보 선출과정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다. 강동갑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지역 기반을 닦아 놓았던 윤희석 위원장을 컷오프하고 영입인재로 들어온 이수희 현 강동구청장이 전략공천을 받은 것이다.

여 변호사 대(對) 여 변호사의 구도를 만들기 위함이었지만 결국 지역 연고가 약했던 이 구청장은 47.70%(7만4441표)를 얻어 51.50%(8만361표)를 획득한 진 의원에게 3.79%p(5920표)차로 패배하고 말았다. 진 의원은 강동갑에서만 재선에 성공하며 강동갑을 완연한 민주당의 강세 지역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단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단 2년 만에 뒤집히고 말았다. 2022년 펼쳐진 대선에서 상일2동과 강일동을 제외한 강동구 주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강동구에서 51.70%(16만593표)를 얻어 44.80%(13만9172표)를 획득하는데 그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6.90%(2만1421표)의 격차를 만들었다.

22대 총선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 강동갑 후보로 출마한 진선미 의원 ⓒ뉴시스 22대 총선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 강동갑 후보로 출마한 진선미 의원 ⓒ뉴시스

이어진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강동구는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게 60.56%(12만8626표)라는 압도적인 표를 밀어줬다. 송영길 당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37.85%(8만390표)와는 무려 22.71%p(4만8236표)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 같은 선거에서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54.19%(11만4743표)를 강동구에서 얻어내며 양준욱 당시 민주당 강동구청장 후보(39.91%·8만4509표)와 14.28%p(3만234표)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런 만큼 4월 10일로 예정된 22대 총선에서의 관전 포인트 역시 보수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쏠려 있다. 민주당에선 현역인 진 의원을 일찌감치 단수공천했다. 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만큼 친문계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최근 이재명 대표가 비명·친문계를 배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지역 경쟁력이 있는 진 의원에게 단수공천을 준 것을 두고 당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최근 두 차례의 선거 흐름이 나쁘지 않은 만큼 두 예비후보가 치열한 경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강동갑에 출사표를 던진 이는 현역 비례대표인 전주혜 의원과 지난 총선을 앞두고 강동갑 당협을 맡은 바 있던 윤희석 선임대변인이다.

변수는 또 있다. 여야는 지난달 29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259명 중 190명의 찬성으로 22대 총선에 적용될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강동갑에 속했던 길동은 강동을로 넘어가게 됐다. 길동은 지난 21대 총선 당시 진 의원에게 52.43%의 표를 밀어줬을 정도로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그런 만큼 이번 선거에선 강동갑의 보수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강남4구라고도 불리는 강동갑인 만큼 원래 보수세가 강한데 지난 2번의 선거에서 진선미 의원이 야권 세력을 만들면서 승리를 거둔 만큼 본선 결과를 예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최근 구조상 이곳은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얼마나 더 합심해서 선거를 치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구조여서 잡음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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