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을은 내 정체성이자 세계관”

“野 36년, ‘낙후’ 표현 진부할 정도”

“尹·吳와 교감 바탕 변화 적임자”

“野 공천 파동, 쪽대본 막장드라마”

박진웅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진웅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강북을은 더불어민주당 강세인 서울 강북에서도 대표적인 ‘국민의힘 불모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1995년 강북구가 도봉구에서 분구된 이후 강북을에서 치러진 7번의 총선에서 보수진영 후보는 단 한차례도 승리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순도 100% 지역”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하지만 22대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이 기대해 볼 만한 포인트가 몇 가지 존재한다. 첫째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파동이다. 논란 끝에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후 진행된 전략 경선은 촌극 그 자체라는 평가다.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라는 전무후무한 룰에 강북을 후보가 광주로 내려가 경선 선거운동을 하는 판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둘째는 변화를 바라는 민도다. 강북을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에 지역내총생산(GDRP) 최하위, 사업체 수 최하위, 고령 인구비율 최고 등 가장 낙후된 곳으로 꼽힌다. 좁은 도로에 밀집돼 잇는 노후 주택은 당장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재개발·재건축 등 대규모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집권여당 후보가 필요하다는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

마지막은 새로운 인물이다. 박진웅 국민의힘 강북을 후보는 강북구 토박이로 연고가 강하고 나이도 47세로 젊다.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에 몸담았고 인수위원회에서는 17개 시·도 지역 공약 편절 작업을 맡을 정도로 정책적으로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는 지지층 사이 넓게 퍼진 패배의식을 깨뜨릴 계기가 될 수 있다.

박 후보는 “강북을은 민주화 이후 36년 진보진영만 당선됐는데, 현실은 낙후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삼양동 산동네의 가장 높은 곳에서 삶을 시작한 내가 가장 낮은 곳에서 낮은 마음으로 강북을 주민을 섬기고 마음의 평안을 줄 수 있는 언덕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은 박진웅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후보와의 일문일답.

Q. 정치권에서 오래 활동했지만, 출마는 처음이다. 신인으로서 주민께 먼저 자기소개를 한다면.

“주민들을 뵐 때마다 진심을 담아서 드리는 말이 있다. 삼양동 산동네에서 기저귀 차고 자랐고 미아동에서 학창시절 보냈고 첫 연애와 월급을 탔다. 부모님의 마지막을 보내드린 곳도 강북을이다. 강북을은 나의 정체성이자 세계관이다.

대학에서는 정치학을 전공했고 2007년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후로 국회와 정당 등에서 살아있는 정치를 경험했다고 자부한다.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을 지냈고 윤석열 대선캠프에도 몸담았다. 특히 (인수위에서) 대통령 정책공약집 마지막 17개 시·도 지역공약 부분을 편절한 데 대해 자부심이 있다. 현장에서 배운 정책과 경험을 강북을과 동료시민을 위해 실천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Q. 강북구 토박이를 강조하고 있다. 강북을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자랑해달라.

“먼저 얼과 혼의 도시다. 국립 4·19 묘지와 순국서열 묘역이 있다. 격변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해 주민들의 자부심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는 천혜의 자연도시다. 강북을 기준으로 북서 쪽에는 북한산이 있고 남동쪽으로는 북서울꿈의숲이 있다. 인근 다른 도시에서는 향유하기 어려운 상쾌한 공기와 고즈넉함을 만끽할 수 있다.

지역 토박이가 유난히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래서 따뜻한 정이 많이 남아 있고, 서울임에도 각박함보다는 사람 냄새나는 애틋함이 남아 있는 그런 곳이 강북을이라고 생각한다.”

박진웅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진웅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강북을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은 무엇인가.

“할 말이 많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낙후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 최하위라는 말은 이제 진부할 정도다. 지역내총생산이 강남구의 22분의 1이고 역시 최하위고, 사업체와 종사자 수 역시 최하위다.

고령인구 비율은 또 가장 높다. 노후화된 주거지가 많아 슬럼화가 우려되는 곳도 있다. 123층 마천루를 자랑하는 서울 이면에는 커다란 격차가 존재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의식이다. 이번 경선에 나온 민주당의 한 후보 현수막이 ‘지난 8년 강북이 바뀌었습니까’였다. 민주당 스스로도 변화시키지 못했던 것을 자인한 것 같아 씁쓸했다.”

Q. 낙후된 경제와 주거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지역구 전체를 조망하면 미아역과 미아사거리 중심으로 업무지구와 상업지구, 오래된 노포들이 있다. 그리고 북한산 자락이 시작되는 삼각산동과 삼양동 쪽으로 주거 밀집 지역이 형성돼 있다. 각각의 권역을 동심원으로 경제·주거 섹터로, 북서울꿈의숲은 문화여가 섹터로 특화·발전시키고자 하는 구상이 있다.

그동안 강북구는 기업유치에 소극적이었는데, 개발을 위한 부지가 적은 것도 사실이었다.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입지를 통합적으로 고려해 강소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 가장 현실적인 것은 서울시 산하 청년취업 사관학교 강북캠퍼스를 유치하는 것으로 강북을 경제에 피가 돌게 하는 게 우선적 과제다.

주거환경 개선도 중요하다. 주거환경은 비단 삶의 질뿐만 아니라 가치관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진척이 더딘 재개발·재건축을 상생의 원칙에서 신속 추진하겠다. 올해 초 노후주택 재건축 규제 완화 착수 기준이 위험성에서 노후성으로 변경이 됐는데, 선제적으로 반영해서 안전하고 편안한 주거 도시로 변모시키려고 한다.”

Q. 박진웅이 이런 일을 추진할 적임자인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거시적 과제를 국회의원 혼자 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윤석열 정부 및 서울시와의 교감과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여담이지만 지난주 오세훈 시장과 면담해 강북을 현안을 논의했다. 오 시장도 삼양동 출신이어서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오 시장도 특별히 관심을 갖겠다고 했는데, 이런 대화가 조금 더 효과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토박이로서 강북의 어제와 오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일을 잘 그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집권 36년, 강산이 세 번 변하는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남긴 게 없다. 지금 민주당에서 언급되는 후보들은 변화의 의지가 부족하거나 강북을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지도 의문인 후보다. 지역 현안만 공부하다가 4년을 다 보낼 수 있다.”

Q. 만나는 주민들은 주로 어떠한 말씀을 주시나.

“처음에는 어색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이제는 먼저 인사를 해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있다. 어렸을 때 다니던 이발소 사장님을 35년 만에 만나 눈물 흘리며 껴안았던 적도 있다.

사실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하시는 분들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많다. 그런데 격려보다 질책과 쓴소리를 하신다. 강북을에서 36년 동안 보수정당에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고, 지난 20년 동안 한 분이 출마와 낙선을 반복해 지지자분들이 ‘침묵의 나선이론’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20년 만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정서가 바뀌고 있다. ‘이번이 진짜 기회니까 안 되면 각오하라’는 애정 어린 으름장을 듣는다. 중도층 유권자들도 오랜 민주당 독식과 공천 파동에 염증을 느꼈는지 이번에는 바꾸자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박진웅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진웅 국민의힘 서울 강북을 예비후보가 1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언급한 것처럼 강북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초강세 지역이다. 어떤 전략으로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나.

“‘어렵다’ ‘험지다’라는 말을 하루에 100번은 듣는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역사에 도전한다는 소명이 있고, 쉬운 지역이었으면 기회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겸허함으로 임하고 있다.

수많은 선거를 지켜보고 내린 결론은 정치공학적 전략은 대중적일 수 있으나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결국 이길 수 있는 것은 진정성이다. 내 구호는 ‘힘드시죠. 함께 바꾸겠습니다’ ‘강북이 부른 강북사람’이다. 지역에 대한 진정성과 일체감이 내 전략이다.

탈권위와 공감 능력도 강점이라고 자부한다. 책으로 읽은 서민의 삶이 아니라, 직접 겪은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는 게 후보의 덕목이자 도리다.

마지막으로 어르신과 나훈아 노래를, 친구들과는 서태지·신승훈 노래를, 조카들과는 BTS나 블랙핑크 노래를 함께 부르는 나름 유연성도 가지고 있다.(웃음) 선거운동 과정에서 외연확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Q. 세대 유연성을 말했는데, 지금 말한 것처럼 이번 총선에서는 세대교체도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서울 동부를 청년벨트로 만들어 총선을 치르고 있다. 바람이 불 수 있을까.

“국민의힘이 서울 동부벨트를 통해 질서 있는 세대교체를 이뤄낸 건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강북을을 중심으로 위로 강북갑과 도봉갑, 아래로 광진갑, 오른쪽에 중랑을과 강동을 등에서 30~40대 선수들이 출전을 한다.

작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볼 때 ‘언제까지 양현종 김광현이냐’라는 생각을 정치에 대입해 본 적이 있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 세대교체는 국민의힘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본다. 86세대가 장악한 여의도 문화가 97세대로 전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대적 요구다.

다만 중요한 것은 세대교체가 단순히 연령과 같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관과 가치관의 교체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청년벨트 후보들은 어젠다 쇄신과 정치교체라는 소명이 있다는 책임을 갖고 선거에 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힘도 변화하고 국민도 흔쾌히 지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현재 민주당은 후보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경쟁자로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참고 참았는데 한마디 안 할 수가 없겠다. 민주당 공천 행태는 강북을 주민들의 자존심을 심각하게 뭉개고 있다. 내 표현이 아니라 실제 만난 주민의 얘기다. 강북을 얼마나 만만하게 보기에 전혀 관련이 없는 후보를 세웠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네거티브 없는 건강한 선거전을 하고 싶어서 상대 당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왔다. 성격상 과장된 언어도 경계하는 편인데 지금 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 막장드라마 중에서도 쪽대본으로 급조된 막장드라마 아닌가.

매번 선거 때마다 발전과 변화를 표방하는 강북호소인이 등장했지만 실제로는 별반 애정과 이해가 없는 호소인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이제 곧 (민주당에) 새로운 강북호소인이 또 등장할 예정인데, 도봉의 안모 후보 사례처럼 여기가 무슨 동인지 묻진 않겠다.(웃음) 다만 이런 행태는 반드시 표로 심판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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