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 제공]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엔비디아 제공]

“삼성전자의 HBM을 현재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히자 투자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HBM을 두고 직접 테스트 여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일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5.77%(4200원↑) 오른 7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해 9월 1일 기록했던 하루 상승률 6.13%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젠슨 황 CEO의 발언은 미국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열린 ‘GTC 2024’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글로벌 미디어 대상 질의응답(Q&A) 자리에서 나왔다. 황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HBM을 사용하고 있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삼성전자 제품은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제품을 테스트 중(qualifying)”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 CEO의 발언은 HBM 최신 제품인 HBM3E를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HBM 최신 5세대 제품인 8단 HBM3E를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에서 공급받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D램을 수직으로 12단 쌓아 올린 HBM3E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양산을 예고한 상태다.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자사 HBM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젠슨 황 CEO가 직접 삼성전자의 HBM을 두고 테스트 진행 사실을 밝혀 향후 결과에 관심이 비상한 쏠리고 있다.

현재 세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양분한 상태로 미국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미미하다. 엔비디아가 글로벌 HBM 시장을 이끄는 한국 기업을 선점할 경우 생성형 AI 시장에서 경쟁력 더욱 막강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황 CEO는 “삼성은 정말 대단한(extraordinary) 회사”라며 “삼성이 얼마나 대단한 회사인지 잊고 지낼 수도 있겠지만 삼성은 특별하고, 그것이 삼성이 오늘날 세계 리더에 오른 이유”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황 CEO는 “HBM에 큰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며 제품 기술 수준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HBM을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처럼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HBM 메모리는 단순한 D램이 아니라 로직 같다”고 말했다. 이어 “HBM은 매우 복잡하고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메모리”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삼성전자 제공]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주주총회를 열고 반도체 시설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늘려 양적·질적 측면에서 반도체 연구소를 2배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은 V낸드, 로직 핀펫(FinFET),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등 초일류 기술을 통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 왔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선행해서 도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도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AI, 고객 경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혁신을 이어가고,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주총에서 강조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미래 청사진에 외국인이 즉각 반응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850만주 가까이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이 최근 일주일 간 삼성전자 주식 4490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비교해 반대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거래대금 3조원을 돌파하며 투자자들의 관심도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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