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병원 3곳 하루 10억 규모 적자
120주년 맞아 기금확보·인재 영입 나서

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2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이 “고려대 의대 증원이 되지 않은 것은 큰 타격이 없다”며 “현 106명 정원이 적정선이며, 최고 엘리트 의료 인재 양성 목적이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21일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SK미래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버드대나 예일대 의대도 100명 수준이고, 존스홉킨스의대는 56명 정도”라며 “의료 인재를 키워나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고려대가 의대 정원 10명 증원을 제출했지만 증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공식 입장인 셈이다.

김 총장은 “지방 의대 중심으로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있고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지방 의대가 의사를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라고 고 말했다.

고려대 의대 교수들이 사직 결의를 밝힌 데 대해 김 총장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사직이 의료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려대는 안암병원, 구로병원, 안산병원 3곳을 합쳐 약 3000개 병상을 운영 중이다. 이번 의대 파업으로 병원 가동률은 40~50% 수준으로 떨어졌고, 외래는 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루 10억 원가량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는 일단 마이너스 통장 확대 등으로 적자를 충당하겠다는 방침이다.

◇ 첨단 분야 ‘기금교수’ 120명 목표…무전공 확대 문과대는 빠져

김 총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첨단 분야 연구우수 기금교원 120명 영입 방안을 밝혔다. 고려대는 현재까지 40명의 첨단 분야 교수 영입을 진행 중이거나 마쳤다. 김 총장은 “16년간 등록금을 동결하느라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기금교수 모델이 효과가 있었다”면서 “대학이 몸집을 줄이는 추세이지만 고려대는 첨단 분야의 젊은 교수 영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김 총장은 R&D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김 총장은 “R&D 예산 삭감은 개별 대학 별로 충격이 컸다”면서 “궁극적으로 R&D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국가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려대는 연구예산 확보를 위해 발전기금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120주년을 맞이해 지난해 대비 3배 정도의 기금을 확보했다. 이를 연구예산에 투입해 차질 없이 연구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총장은 무전공 선발에 관한 입장도 설명했다. 고려대는 2025학년도 무전공으로 300명의 신입생을 뽑는다. 김 총장은 “무전공 선발 인원은 각 단과대가 자발적 참여했고, 경영대가 가장 먼저 정원의 18%를 무전공 인원으로 제출했다”며 “문과대는 희소학문이 많기 때문에 학문 보전 측면에서 무전공 선발보다는 기존대로 놔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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