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왼쪽 세번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명호(왼쪽 세번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5일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개최한 ‘총선평가 토론회’는 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후보들의 성토장이었다.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국민이 정부여당에 절망했다”, “당과 반대로만 해서 당선돼”, “‘격노’는 국민이 해야”, “선거 때마다 임기응변” 등의 비판을 쏟아내며 혹독하게 평가했다.

먼저,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자는 “강북에서 어떻게 당선됐냐고 하는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과 반대로 했다”며 당과 수도권 민심의 괴리를 지적했다.

그는 “이·조심판 얘기는 입 밖으로도 꺼내지 않았고, 당에서 내려온 현수막은 4년간 한 번도 안 걸었다. 부끄럽지만 당에서도 알아주셔야 한다”며 “당에서 (현수막을) 걸어야 공천 받는다고 하는데, 공천 받아도 떨어질 것 같아서 못 걸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당을 향해 “21대 총선에서 100석 남짓 표를 받았을 때 당이 무너지는 것처럼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에도 거의 다르지 않은 결과를 받았음에도 안일하다는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김 당선자는 “‘지방선거를 잘 치르면 되지 않을까’, 하면서 희망 회로가 돌아간다는 생각”이라며 “지난 21대 총선과 거의 똑같은 의석수를 받았음에도 뭔가 잘될 것 같다는 생각만 하고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병 후보였던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청와대(대통령실) 경제수석이든 경제관료든 국민들께 사과, 대파, 양파 값이 올라 정말 죄송하다고 하는 걸 들은 적이 없다”며 “추락하는 경제를 ‘나 몰라라’ 책임지지 않으려는 정부와 여당에 국민들이 절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지도자인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 최고경영자 이미지)가 완전히 망했다.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의 선거도 힘들 것”이라며 “대통령이 ‘격노한다’고 (기사로) 나가면 그걸 보는 국민들이 행복하겠나. 격노해야 하는 사람이 대통령인가, 국민인가”라고 쏘아붙였다.

또 “당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하나도 안 먹혔다. ‘당신들은 심판받지 않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며 “‘영남 자민련’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당의 미래가 없을 거다. 모든 면에서 지금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지영 부산 동래구 당선자는 “보수 정치세력에 대한 경고를 넘어 기대가 없다는 걸 표현한 선거”라며 “실력 없어 보이는 정당에 젊은 층이 표를 줄 수 있겠나. 처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총선평가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재옥, ‘채상병 특검’ 국민 평가 받아봐야

그는 “과거 우리 당은 ‘경제는 한나라’라는 슬로건으로 실력 있는 집단이란 이미지를 확고히 줬다”며 “탄핵 이후 다시 찾아온 보수정당에 능력이나 실력이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그것조차 확인을 못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은 “우리 당은 지난 20여 년간 가장 취약한 세대였던 40대에 대한 정밀한 전략을 제대로 세워본 적이 없다”며 “지역 문제도 마찬가지다. 2000년 이후 7번의 총선 가운데 수도권에서 6번이나 패했지만 수도권 전략은 선거 때마다 임기응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의 패배에 대한 인식이 안일하다’는 지적에 “개인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일을 하다 보면 선후가 있다. 시간적으로 빠르게 정리하고 있고, 정리된 다음에 평가해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압박하는 데 대해 “지금 이 시점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지 국민적 평가를 받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토론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이 선거에서 크게 승리한 이후 메시지가 너무 강하고 거칠다. 국민께서 여야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계실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최근 며칠 민주당을 보면 채 상병 특검에 완전히 목매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라며 “국민의 삶이 많이 어렵다. 국민들은 선거에 승리한 거대야당이 민생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을 기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 특검 문제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가 부실하거나 공정성 문제가 있는 등의 경우에 특검을 하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라며 “민주당이 추가 법안도 발의했으니 국회 원내 협상 과정에서 논의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합의된 민생 의제를 가지고 국회를 운영하는 데 대해선 저희도 적극 찬성한다”며 “이 시점에 정치적인 법안 처리를 하는데 민생을 끼워넣기 하겠다는 국정운영 방식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윤 원내대표와 홍영림 여의도연구원장,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리 외에 경기 고양시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 서지영 부산 동래구 당선인,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