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여당 워크숍서 ‘김건희 보호’ 주문

대통령실, 국빈 방한에 ‘조력자 김 여사’ 부각

여권 우려…”행보는 살얼음판 걷듯 조심히”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컴백’했다. 김 여사는 약 5개월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가, 지난달 16일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김 여사가 이전처럼 활발한 공식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다시 ‘김 여사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2년간 ‘김 여사 리스크’를 경험했듯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명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 강연에서 ‘김 여사 리스크’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이 땅에 다시는 탄핵이 있어선 안 된다. 김건희 여사의 ‘최순실화’ ‘국정농단’이란 말이 나오는 것을 가벼이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인 전 위원장은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가리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과정을 가만히 보면, 탄핵을 하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시도했던 것이 명분을 찾는 일”이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은) 나중에 보니까 다 가짜였고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야권이 주장하는 김건희 여사 의혹에 강력 대응할 것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런 엉터리 같은 일에 또다시 우리가 휘말려서 국정이 마비되고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고, 눈뜨고 그냥 멍하니 쳐다보다 당하지 말하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 전 위원장 발언은 김 여사 의혹을 가만히 두고 보고 있으면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처럼 국민의힘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통령과 당이 갈라지면 불행한 사태가 오게 된다”며 “대통령 없는 (국민의힘의) 108석은 초라한 소수 정치집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인명진 전 위원장이 말하고자 하는 취지는 잘 알겠으나, 공식 석상에서 ‘김건희 여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발언이 과연 우리 당에 도움이 될까 의문이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 탑승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4·10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질 것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김 여사는 비공개 행보만 간간이 이어왔다. 4월 5일 용산 사전투표소에서 총선 사전투표를 비공개로 했고, 같은 달 23일 루마니아 대통령이 부부 동반으로 지난달 23일 한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도 루마니아 대통령 배우자와 비공개 일정만 소화했었다.

그러다 김 여사는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공식 행보를 재개했다. 이후 29일에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공식 환영행사에도 참석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윤 대통령과 함께 UAE 순방길에 오르며 UAE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김 여사가 공식행보를 시작하자 대통령실도 김 여사의 공(公)을 적극 띄우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가 UAE 순방 당시 대통령 부부와 굳건하게 이어온 신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순방에 다녀온 후 1년 전부터 UAE 대통령의 기호와 취미 등을 반영해 섬세하게 국빈 방한 준비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한 방한에 동행하지 않은 UAE의 ‘국모’ 셰이카 파티마 빈트 무바라크 알 케트비 여사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편지도 전달했다는 것도 알렸다.


정부·여당의 ‘김 여사 띄우기’에 여권은 긴장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가 공식행사에 나오면 안된다는 말이 아니다. 당연히 대통령 배우자의 역할이 있다”면서도 “다만 언론 노출도 최소화하고 김 여사 관련 발언도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야말로 김 여사 행보는 살얼음판 걷듯 조심해야 하는데, 대통령실과 당이 저렇게 나서서 띄우는 모습이 우려스럽다. 당장 대통령 지지율도 최저로 나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 2022년 5월 취임 이후 최저치인 20% 초반대로 내려 앉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21%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21∼23일)보다 3%p 하락한 것으로 취임 이래 역대 최저치다. 부정평가는 70%로, 취임 후 최고치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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