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 수지구 포은대로 방음판 교체 중 깨진 방음판. [사진=독자제공]

[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경기 용인특례시 수지구청이 포은대로 방음판 교체를 말레이시아산 유리로 시공하고 있는 가운데 공사를 마치기도 전에 일부 방음판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사 동의없이 설계도면에서 표면압축응력을 낮게 변경(220MPa→40~80MPa)하고 수지구청이 적용한 방음판 예산(13만5000원)의 절반보다 싼 납품 방음판(6만2530원)이 깨지면서 인근 주민과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5일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수지구청은 지난 4월 초 ‘국도43호선 포은대로’ 방음터널 정비공사를 발주했다. 공사는 C업체가 시공하고 있으며 당초 계획은 지난달 9일까지 준공 예정이었지만 한 달 가까이 늦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방음판 업체의 자재가 파손(깨짐)되면서 방음판 품질과 부실 시공에 대한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용인특례시 수지구 포은대로 방음판 교체 시공 중 신촌초등학교 통학로 방면 깨진 방음판. [사진=독자제공]

지난달 24일 신촌초등학교 방면 방음판 1개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촌초 방면 방음판은 공사 초기 시공된 구역으로 초등학생들이 등하교 길로, 주민들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포은대로 방음판 교체는 설계 당시 학생 통학로와 주민 산책로가 바로 붙어 있고 도로와 방음판 사이 옹벽이 있어 불에 타지 않으면서 깨지지 않는 자재로 시공하는 것으로 설계가 이뤄졌던 곳이다.

일주일 후 지난달 31일 현장을 찾았을 때는 파손된 방음판이 교체된 것을 확인 했지만 불안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방음판 맨 밑에 공간을 채워주는 자재(루버패드·스티로폼 소재)의 경우 터널 안 쪽으로 휘어져 있는 경우가 허다했고 일부는 아예 빠져 있는 구간도 있었다.

이 자재는 방음판 맨 밑에 위치, 소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 막힌 곳과 빠져 있는 곳의 소음 차이가 큰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방음판을 가르키면서 어떻게 이렇게 공사를 할 수가 있냐. 밑에 스치로폼 같은 것도 다 빠져있고, 반절 이상 휘어져 있다”면서 “부실 공사 아니냐. 할 때 제대로 해야지”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빠져버린 방음판 밑 루버패드. [사진=정재수 기자]
나사가 제대로 박히지 않은 기둥과 방음판에 설치된 브라켓. [사진=정재수 기자]

또 방음판과 기둥을 지탱해주는 브라켓 부분 나사도 제대로 박히지 않은 곳도 발견됐다.

이에 현장과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례 제·개정 등을 통해 애초 설계단계부터 불에 타지 않고, 깨지지 않는 자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자체적으로 ‘방음벽 가이드라인’을 지정해 ‘파손 위험이 높거나 피해가 큰 지역의 경우 화학강화유리(표면압축응력 220MPa)를 적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현장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시공한지 얼마되지도 않아 벌써 방음판(유리)이 깨졌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면서 “방음판이 견딜 수 있는 압축응력에 대한 의문이 든다. 설치된 방음판 품질 여부를 꼭 확인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원미선 용인교육시민포럼 대표는 “말레이시아산 유리를 쓰고 설계사 동의도 없이 강도를 낮춘 것은 일반시민의 시선으로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무책임한 행정”이라면서 “용인시의회는 시민들의 안전을 등한시하는 용인시 (수지구청)공사행정에 대해 정기회의와 행정감사에서 낱낱이 밝혀야 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지구청 관계자는 “방음판이 깨졌고 교체한 것을 알고 있다. 유리가 2개로 접합돼 있는데 차도쪽이 아닌 (아이들) 통학로 쪽 유리가 깨진 것”이라면서 “낙하 테스트에서는 괜찮았다. 정확한 파손 이유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음판 밑 루버패드 부실 시공에 대해 “이번 주 중 공사 마무리 하면서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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