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연합뉴스

지난해 580억 원의 적자를 낸 JTBC가 경영 위기라며 총 80명 직원 대상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 반년 만에 사측이 임원진 연봉 20% 반납 및 기자 핸드폰 구매지원 중단 등의 추가 조치를 시행한다고 공지하자, JTBC 내부에서는 “직원들 사기가 바닥이고 탈출 생각뿐”, “고통 분담이 빨리 끝났으면”과 같은 반응이 나왔다.

지난 5일 이수영 JTBC 대표이사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지난해 구성원의 고통 분담을 바탕으로 운영체계를 효율화했으며 올해 보도·예능·편성 등 각 조직에서 손익 개선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시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추세로는 올해도 연속된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임원진 연봉 20% 반납 및 직책자들의 제크데이(J.CreativeDay)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앙그룹은 2022년 5월부터 임직원에게 월 2회 둘째주와 넷째주 금요일 오후 4시간씩 자기 계발 시간을 부여하는 제크데이(J.CreativeDay) 제도를 도입했다. 구성원들의 제크데이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수영 대표이사는 “구성원의 경우 자기 개발을 위해 제크데이를 유지하며 연차휴가도 모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다만, 이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근무시간에 몰입도를 높여 주시기 바란다. 특히 과도한 휴게시간 이용을 자제하고 근태관리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자들의 핸드폰 구매비용 지원은 잠정 중단한다고 했다. 이수영 대표이사는 “전사 총무성 경비 절감을 위해 통신비 지원금 중 단말기 구매비용은 신규 구매분부터 지원을 잠정 중단하고, 주차 공간 지원 기준은 사용 빈도를 감안해 일부 변경한다. 또한 휘:워크도 잠정적으로 운영 중단한다”고 밝혔다. 휘:워크는 2주간 휘닉스 평창·제주의 객실과 별도의 오피스 공간, 업무 수행을 위한 지원금을 제공하는 제도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지만, 현재 JTBC 기자들은 지난해 입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해 2년치를 진행 중이다. JTBC의 다른 직군들은 지난해 연봉이 동결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사측의 공지로 기자들을 포함해 다른 직군들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 앱 JTBC 라운지에는 “연봉 얘기하기 겁나면 그냥 희망퇴직을 받아라. 인간적으로 너무한 거 아니냐”, “연봉 언제 알려주나. 언제까지 기다리나. 이런 회사에서 노동 리포트 송출할 생각 말아라”, “(연봉) 못 올려주겠으면 근무 일수라도 줄여달라. 아니 그냥 동결이면 동결이다, 말이라도 해달라. 어느 회사가 이렇게 할 얘기도 안 하고 미루나” 등의 반응이 나왔다.

JTBC의 A구성원은 미디어오늘에 “(많은) 사람들이 구조조정으로 퇴사했는데, 업무는 그대로라 남은 사람들이 조금 벅차한다. 고통 분담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자들 핸드폰 구매비용 지원 잠정 중단을 두고, B구성원은 미디어오늘에 “임금 동결은 사람 자르겠다고 하는 마당에 불가피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핸드폰 지원은 우리(기자들)가 논다고 쓰는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건 좀 그렇다. 교체 주기를 연장한다든지 다른 고려 요소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C구성원은 미디어오늘에 “이런 비용까지 줄인다는 건 정말 회사가 수익을 낼 여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비관적 시그널을 주는 메시지로 읽혀 동료들의 이탈이 더 가속화될 걸로 예상된다. 만나면 많은 사람이 나갈 준비하고 있느냐는 말을 한다. 그룹에서 버린 느낌도 든다. 직원들 사기가 바닥”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발행된 중앙노보.
▲지난 3월 발행된 중앙노보.

실제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을 통한 80명 구조조정 외에도 기자들이 JTBC를 떠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JTBC 취재기자 2명과 영상기자 1명 총 3명이 MBC 경력 기자로 이직했다.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은 지난 3월 노보를 통해 “일주일에 한 명꼴로 사직서를 쓰고 있다. 노조 조합원 중 올해 퇴사를 결심한 기자가 8명이다. 이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5년으로 전례 없는 저연차 인력 유출이다. 조합원이 되기도 전에 그만둔 신입 기자도 2명이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갈 곳’이 정해지지 않은 채 회사를 나간 조합원이 많다는 점도 이례적”이라며 “퇴사 조합원 8명 중 다른 일자리를 찾아 이직한 경우는 단 3명뿐이다. 나머지 기자 5명은 재취업에 대한 뾰족한 계획 없이 빈손으로 회사를 나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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