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라며…원가 8만원 가방, 모시듯 장갑끼고 유난 떨었네”

ⓒ디올 공식 홈페이지

380만원에 팔리는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 가방의 원가는 8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이 디올 이탈리아 지사의 가방 제조업체 디올SRL에 대해 ‘사법행정 예방 조치’를 명령하고 1년간 업체를 감독할 ‘사법행정관’을 임명했다.

34페이지 분량의 판결문에는 디올 가방을 만드는 하청업체 4곳의 열악한 노동 실태가 담겨 있었다.

이들 공장은 대부분 중국인이 운영하고, 중국이나 필리핀에서 온 불법체류자들을 주로 고용해 24시간 휴일도 없이 운영했다. 이로인해 작업자들은 작업장에서 잠을 자며 근무했다. 기계가 빨리 작동할 수 있게 안전장치도 제거돼 있었다.

ⓒJTBC

이렇듯 중국인 불법 이민자 등을 착취해 싼값에 가방에 만든 뒤 ‘메이드 인 이탈리아’ 라벨을 붙여왔다는 내용의 판결문이 공개되면서 디올 가방의 원가가 드러났다.

노동력 착취로 생산 비용을 아낀 업체는 가방 한 개에 53유로(약 7만8500원)를 받고 디올에 넘겼다. 이 가방은 디올 매장에서 2600유로(약 385만원)에 팔렸다.

법원은 디올 사업부가 공급 업체의 실제 작업 조건이나 기술 능력을 확인하지도, 정기 감사를 실시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물었다. 하청업체의 노동착취를 방치·조장했다는 혐의다.

이탈리아 경찰과 검찰은 몇 년 전부터 명품 제조사 하청업체들의 노동 실태를 조사해 왔다. 전 세계 명품의 약 50%를 생산하는 이탈리아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저가 회사’가 자국의 전통 가죽 산업에 타격을 입힌다는 지적이 나온 데 대한 조치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명품이래서 장인이 한땀한땀 만든 줄 알았네” “너무 놀랍다” “원가 8만원이면서 보여줄 때 마치 모시듯 장갑끼고 유난떤거냐” “대체 얼마나 불린거지” 등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