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학대로 숨진 초등학생 A군(11)의 사망 이틀 전 CCTV 영상이 공개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지난 18일 방송에서 인천 남동구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및 살인 사건을 조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A군은 지난 2월 7일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남동구의 한 병원에 실려 왔지만 결국 숨졌다. A군은 당시 키 149㎝에 몸무게 29.5㎏으로 계절에 맞지 않은 얇은 옷을 입고 있었다. 옷은 한동안 세탁하지 않은 듯 덕지덕지 때가 묻어 있었다.

A군의 몸에는 멍과 상처가 가득했다. 특히 허벅기에는 뾰족한 것에 찔린 듯한 상처 수십개가, 항문에는 화상을 의심할 만한 피부 변형이 발견됐다. 사인은 여러 둔력에 의한 외상이었다. 오랫동안 이어진 폭행으로 다량의 출혈이 발생해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

제작진은 집안에 설치된 CCTV를 통해 A군이 사망 이틀 전 16시간 동안 의자에 결박돼 학대당한 것을 확인했다. 계모는 커튼 끈으로 A군의 팔다리를 의자에 묶고 방에서 CCTV로 감시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A군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퍼부었으며, 새벽 5시부터 A군을 깨워 성경 필사를 지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16시간 묶여 학대 당한 인천 초등생, 사망직전 CCTV 모습 '충격'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A군이 사망 전날 편의점에서 포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편의점에 설치된 CCTV에 담긴 A군은 극도로 불안에 떨고 있었으며, 멍한 표정에 얼굴 근육은 다 처져 있었다. 영양 결핍도 CCTV를 통해 그대로 드러났다.

아주대 소아청소년과 배기수 교수는 “영양 결핍이 심했던 상태 같다. 아주 나쁘단 얘기다. 이때(편의점에서 포착됐을 때)가 구사일생의 기회인데, 그 때만 입원시켰어도 절대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제작진은 A군의 사망 1년 전과 한 달 전 사진을 비교하기도 했다. A군의 얼굴은 1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야위었고, 표정 또한 어두워져 있었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구미옥 부장검사)는 지난 7일 계모 B(43)씨를 아동학대 살해 등 혐의로, 친부 C(40)씨를 상습 아동학대 등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 했다.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7일까지 9개월 동안 자택에서 A군의 허벅지를 연필로 찌르거나 눈을 가리고 커튼 끈으로 의자에 결박하는 등 40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C씨도 지난해 1년 동안 손과 발로 아들 A군을 폭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B씨가 상습적으로 A군의 온몸을 때렸고 내부 출혈로 인한 쇼크로 사망하면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통상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한다.

B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하려고 때린 적은 있다”면서도 “멍과 상처는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사망 당일 아이를 밀쳤더니 넘어져서 일어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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