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남 함양군 백전면 50리 벚꽃길에서 주민들이 활짝 핀 왕벚꽃을 감상하며 즐기고 있다.   이곳 백전면 다목적광장 일원에서는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제21회 함양 백운산 벚꽃축제가 다양하게 열린다. /사진=뉴스1
지난 4일 경남 함양군 백전면 50리 벚꽃길에서 주민들이 활짝 핀 왕벚꽃을 감상하며 즐기고 있다. 이곳 백전면 다목적광장 일원에서는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제21회 함양 백운산 벚꽃축제가 다양하게 열린다. /사진=뉴스1

이상기온 영향으로 벚꽃이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일반적인 개화 시기에 맞춰 벚꽃축제를 비했던 서울 자치구들은 ‘벚꽃 없는 벚꽃축제’를 맞아야 하는 처지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지난 4일을 시작으로 9일까지 ‘제17회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영등포구는 4년 만에 개최되는 축제를 위해 △한지등을 감상할 수 있는 ‘한지 아트웍’ △영등포구립도서관 및 국회도서관 사서가 추천한 도서를 살펴볼 수 있는 ‘책수레’ △상춘객들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쉼터 ‘그린존’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문제는 벚꽃의 개화 시기다. 예년보다 벚꽃이 이른 시기에 피고 빨리 지면서 축제 첫날인 4일에는 벚꽃잎이 땅에 떨어진 모습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대부분 지역의 벚꽃이 만개했다. 이는 일반적인 만개 시기인 4월 3~5일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진 시점이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일대는 4월 4~5일 벚꽃이 만개했다.

벚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건 올봄의 전국적 이상 고온 영향이 크다. 지난달 31일 경남 양산, 경기 양평, 강원 철원 등 3월 역대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서울은 같은 달 22일 25.1도로 역대 3월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은 한반도가 이동성 고기압 영향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맑은 날씨에 일사량이 더해져 기온이 평년보다 최고 7~9도 높은 상태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오후를 기해 5~6일까지 서울에 비가 예보돼 있어 벚꽃은 더욱 빠른 속도로 낙화할 전망이다.

이른 벚꽃에 영등포구 관계자는 “좀 당황스럽긴 하다”면서도 “축제란 게 워낙 대규모 행사다 보니 개별적 일정 조정은 어려워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축제 기간 가장 큰 볼거리가 벚꽃인 건 사실이지만 벚꽃이 없어도 문화행사, 푸드 마켓, 공연, 전시가 여전히 진행된다”며 “어쨌든 차량을 통제하고 도로 한 가운데를 걸으며 봄기운을 느끼는 게 매력적인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영등포구는 예년보다 이른 벚꽃에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축제 전인 지난 1일을 시작으로 오는 10일까지 여의서로 벚꽃길(서강대교 남단~여의2교 북단)을 교통 통제하고 있다. 영등포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2일 축제 기간은 아니었지만 이미 여의도 벚꽃길에 110만명이 다녀갔다.

서울 송파·은평·강남·서대문·성북구 등이 일제히 벚꽃 축제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이다. 송파구는 5~9일 석촌호수, 성북구는 6~8일 성북천, 은평구는 2~8일 불광천, 강남구는 8일 양재천에서 벚꽃축제를 연다.

송파구 관계자는 “꽃이 만개한 시기는 아니어서 아쉽다”면서도 “지난주가 ‘벚꽃 축제’와는 가장 잘 어울렸겠지만, 오히려 방문객이 너무 많이 몰려 안전 우려가 클 정도였다”고 말했다.

성북구 관계자도 “지난주 벚꽃 만개로 성북천에 많은 분이 오신 뒤 분위기가 확산해 지속적으로 찾아오시는 것 같다”며 “4년 만에 자유롭게 맞는 봄이어서인지 벚꽃이 없어도 성북천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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