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약류 관련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 가벼운 처벌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초범의 경우 대체로 징역형의 집행유예에 그치는 데다 동종 전과가 있어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처벌 규정이 강화된 입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대법원이 발간한 사법연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총 5438건의 1심 판결이 있었다. 이 중 실형 선고는 2624건(48.1%)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실형 선고 비율은 2020년 53.7%, 2021년 50.6%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반대로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비율은 2020년 36.3%, 2021년 38.1%, 2022년 39.8%로 증가했다.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46) 사건이 ‘솜방망이 처벌’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과거 대마초 등 마약 전과 3회가 있던 그는 2021년 말부터 필로폰을 4500만원어치 사고 14차례 투약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도 지난 6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돈스파이크에 대한 첫 항소심 공판에서 양형이 가볍다는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3000회 이상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매수했으며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연예인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집행유예는 과경하다”고 밝혔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마약류 범죄는 전과가 없으면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돈스파이크 사건의 경우는 마약 전과가 있는데도 비교적 낮은 형량을 선고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형 기준 자체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본 형량을 보면 투약과 단순소지는 징역 6개월, 매매·알선이 8개월, 수출입과 제조는 징역 10개월부터 시작된다. 김영란 양형위원장은 “마약류 범죄 양형기준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양형기준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타인 투약에 대한 가중처벌이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 자가 복용·유통·거래·소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기 스스로 마약류를 투약하는 행위와 타인에게 강제로 마약류를 투약하는 행위를 다르게 처벌할 규정이 없다.

이와 관련, 한 국회 관계자는 “마약류 범죄가 연령을 막론하고 발생하고 타인에게 투약하는 신종 유형이 나타나는 등 다양화되고 있다”며 “처벌 강화를 위한 법적 기준 등이 입법·정책적으로 검토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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