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5월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직원들에게 온누리상품권 10만원 권을 지급했다가 다시 거둬들이는 일이 발생해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한전 직원임을 인증한 한 누리꾼이 ‘한전이라는 회사 정말 정떨어지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작성자는 오전에 받은 온누리상품권을 점심시간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등기로 보내드렸는데, (공사 측이) 갑자기 적자가 심해서 상품권을 회수한다면서 내일까지 가지고 오라고 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공사 측은 “환불기한이 있어서 상품권을 빨리 제출해야 한다”고 독촉했다. 이에 글쓴이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상품권 회수 소식을 알릴 수밖에 없었고, 글 작성자의 어머니는 “상품권을 받자마자 택시 타고 우체국에 가서 빠른 등기로 보내겠다”고 했다. 글쓴이는 “시골 집과 우체국은 10km 거리”라며 “현금으로 그냥 10만원 내겠다 해도 안 된다고 다시 가져오랬다”고 답답해했다.

한전의 해당 사내 공지를 촬영한 사진을 올린 게시물도 있었다. 이 공지는 “긴급 연락사항”이라면서 “오는 28일 지급할 예정이었던 근로자의 날 기념일 지원비(온누리상품권 10만원권)는 지급 중지하기로 본사방침이 정해졌다. 이에 따라 배부했던 상품권을 다시 회수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전은 해마다 근로자의 날이면 온누리상품권 10만원 권을 지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2021년 5조8465억원, 지난해 32조6552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에도 10조원 넘는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2만2694명인 한전 전 직원에게 근로자의날 상품권을 지급하지 않으면 22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은 상품권 회수에 대해 “줬다 빼앗는 게 어딨냐”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전 직원들은 “회사 적자 원인이 직원 잘못도 아닌데 왜 직원 복지를 축소하느냐”, “흑자라고 더 주지도 않으면서 왜 적자일 때만 이런 식이냐”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28일 배포 예정이었던 상품권을 일부 부서에서 일찍 나눠준 것”이라며 ‘줬다 뺏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한전은 지난 21일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인건비 감축, 조직 인력 혁신,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및 국민 편익 제고 방안이 포함된 추가 대책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해 발표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임금 인상분 및 성과급 반납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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