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의 한 5성급 호텔이 밧줄로 강아지를 묶어 놓고 빗속에 방치한 것이 알려지며 동물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호텔 측은 ‘멧돼지 감시용’ 강아지였다며 현재는 강아지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조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성급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 관리가 이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뷰도 좋고 시설도 좋은 5성급 호텔이고, 호텔 뒤쪽에는 바로 북한산 산책로가 있다. 위치는 강북구 우이동”이라며 “산책하는 도중 강아지를 발견했는데 보면 볼수록 이상하더라”라며 운을 뗐다.

작성자는 “비도 오고 몸은 다 젖어서 오들오들 떠는 아이(강아지)를 보고 집안에 담요가 있나 하고 봤더니 밥그릇이 없고 (강아지) 집안에 사료가 잔뜩 쌓여있었다”며 “덕분에 아이는 집안에 들어가지도 않고 그냥 문밖에서만 밥을 먹고 있더라. 당연히 집 안에는 따듯한 담요도 없이 맨바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목줄도 목줄이 아닌 흰 밧줄이고, 무엇보다도 위에 얼굴 프린팅 같은 통발이 계속 옆에 있다 보니 애가 무서워하더라”라며 “5성급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이렇게 관리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작성자가 직접 호텔 측에 문의한 결과, 강아지는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맞았다. 작성자는 “멧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저렇게 해놨다고 한다”며 “멧돼지로부터 애를 보호하겠다는 건지 호텔을 보호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게 보호하는 방법이 맞는 것이냐”고 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7일 파라스파라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명을 내놨다. 호텔 측은 “야생동물 감시견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국립공원 내 위치한 특성상 겨울철 야생동물의 출현을 감시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다.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바로 옆 민가에서 키우는 감시견의 위치를 리조트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7일 오전 감시견은 견주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이동 조치했다”며 “또한 병원 검진을 통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호텔 측이 해명에도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그간 호텔이 ‘펫 객실’ 등으로 동물 친화 마케팅을 해온 만큼 호텔이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개에게도 급이 있는 것이냐”며 “어떤 강아지는 비 맞으며 멧돼지 감시하고, 어떤 강아지는 호캉스를 하라는 거냐. 충격적”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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