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이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두고 일부 시민단체가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이 전혀 표현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남원 지역 1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새 영정은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젊은 춘향의 곱고 순수한 자태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요, 목숨을 바쳐 지켜내고자 했던 곧은 지조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2020년 ‘친일 작가’ 논란으로 철거된 최초 춘향 영정(왼쪽)과 남원시가 올해 초부터 제작한 새 춘향 영정 / 남원시 제공, 뉴스1, 연합뉴스

연석회의는 “화가는 17세의 젊고 아리따운 춘향을 표현하려고 했다 하나 전혀 의도를 실현시키지 못했다”며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다. 춘향제 기간에 두 영정을 비교해 본 수많은 시민들이 새 영정보다 최초 춘향 영정을 선호했던 점을 보면 새 영정이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지난달 25일 제93회 춘향제에 앞서 춘향 영정 봉안식을 갖고 새 영정을 전북 남원의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했다.

앞서 남원시는 김은호 작가가 1939년 그렸다가 유실돼 1961년 다시 그린 춘향 영정을 2020년 9월 철거한 바 있다. 김 작가의 친일 행적 때문에 당시 영정 교체 여론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 영정ㅇ은 남원시의 위탁을 받아 남원문화원이 제작을 주도했고 가로 94㎝, 세로 173㎝ 크기로 그렸다. 제작 비용오르는 1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석회의는 춘향제 기간인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최초 춘향 영정과 새 영정의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참여자들이 선호하는 영정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최초 춘향 영정이 1313표를 받은 반면, 새로 그린 영정은 113표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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