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태닉’(1997)을 연출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최근 벌어진 잠수정 타이탄 사고에 대해 “타이태닉호 참사와 유사해 충격”이라고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머런 감독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고를 무시해 발생한 비극이 똑같은 장소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놀랍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초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11년전 타이태닉호 선장은 배 앞에 있는 빙하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를 받았지만, 달빛도 없는 밤에 전속력으로 얼음 밭을 향해 돌진해 수많은 사람을 사망으로 이끌었다”며 “경고를 무시해 발생한 비극이 같은 장소에서 발생했다”고 했다.

타이탄의 안전성에 대한 경계와 의심이 무수했음에도 결국 출항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많은 심해 잠수 공학계의 전문가들이 (타이탄) 회사에 서한을 보내 승객들을 태우기엔 너무 실험적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캐머런 감독은 영화 ‘타이태닉’ 연출을 위해 타이태닉호 인근 심해를 33차례 방문했다. 그는 타이탄 탑승자 중 한 명인 프랑스 국적의 폴 앙리 나졸레와 25년간 알고 지낸 사이라며 “그가 이렇게 비극적으로 죽은 것은 감당하기가 거의 불가능”이라고 했다.

그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도 “지난 한 주가 끝나지 않는 악몽 같은 연극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폭발음이나 산소나 온갖 것들을 얘기하는 연극 같았다”고 했다.

타이태닉호 호화 유람선으로 1912년 4월 영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중 빙하에 부딪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객 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소재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타이태닉’은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 11개 부문을 휩쓸었다.

타이탄은 가라앉은 타이태닉호를 관광하는 잠수정으로, 심해 관광 전문 기업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에서 운영해 왔다. 16일에 5명을 태우고 세 번째 여정을 떠났다가 지난 18일 침몰했다. 대서양으로 잠수하기 시작한 지 1시간 45분 만에 교신이 끊겼다.

이번 여정은 대서양 해저 약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의 선체를 보고 주변 동식물을 관찰하는 관광 코스로, 요금은 25만달러(약 3억 2000만원)에 달한다. 이번에 실종된 잠수정에는 영국인 억만장자 사업가 겸 탐험가인 해미쉬 하딩도 탑승해 있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22일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된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잠수정 잔해물 5개를 근거로 탑승자 5명 전원 사망했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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