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전 14kg 분량의 필로폰을 국내에 밀수하려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마약 운반책 A씨(29)가 부산 김해공항에서 적발됐다.
공항 수하물 엑스레이 검사실에 있던 전문경력관들은 라면상자 크기의 필로폰이 담긴 상자 2개를 보고 한 개의 짐에 너무 많은 가루가 있는 등 일반적인 짐과 다른 점을 포착했다. 전문경력관들은 해당 박스에 검사가 필요하다는 특정 표식의 고리를 달아 컨베이어 벨트로 내보냈다.
A씨는 자신의 짐을 찾아 공항을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고리를 본 김해공항 세관이 A씨를 제지해 출국장 한쪽에 마련된 검사실로 안내했다.
이곳에서 김해공항 세관 직원이 라면박스 크기의 상자 2개를 열자, 내부에 젤리·푸딩·양갱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푸딩 가루 봉지 300여개가 나왔다. 언뜻 봤을 때는 봉지 입구가 꼼꼼하게 열처리 밀봉된 완제품 모습이었다. A씨는 푸딩 가루에 대해 지인에게 나눠주고 자신이 먹기 위해 가져왔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공항 세관 관계자는 포장지를 뜯어서 확인하는 일명 ‘파괴검사’를 진행했다. 마약 여부를 확인하는 이온스캐너 검사에서 하얀 결정체는 필로폰으로 판결 났다. 이번에 적발한 필로폰 양은 약 46만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463억원 상당이었다. 이는 인천공항을 포함해 전국 공항에서 여행자가 가져온 필로폰 현품 기준 가장 많은 양이다.
최근 김해공항에는 이처럼 마약류를 반입하려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마약 중에서도 가장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필로폰이 다량으로 발견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는 김해공항이 동남아 노선이 많아 마약사범 이동이 용이한 데다 마약 적발이 잦은 인천공항 단속망을 피해 김해공항으로 마약사범들이 몰리는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해공항 세관 관계자는 “마약류의 경우 특정 공항의 단속이 심할 경우 다른 공항으로 밀반입을 시도하는 ‘풍선효과’가 있을 수 있어 다른 지방 공항도 다 같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동남아 지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여행자에 대해 수시로 집중단속을 실시하니 여객들은 세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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