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실력 차이를 느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지난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중국 섬유 도시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파키스탄과 12강전에서 세트스코어 0-3(19-25, 22-25, 21-25)으로 완패 후 전광인(현대캐피탈)이 남긴 말이다.
모두가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FIVB 랭킹도 한국은 27위, 파키스탄은 51위다. 또한 한 달 전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3-1로 이겼다. 그래서 6강은 무난하게 갈 거라 대부분이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한국은 파키스탄의 공격에 전혀 대응을 하지 못했다. 공격은 느렸고, 수비는 아쉬웠다. 세밀함에서부터 차이를 보이니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의 패배로 한국 남자배구는 지난 20일 인도전 2-3 패배 참사에 이어 또 한 번의 참사로 암흑기 위기를 맞았다.
또한 1962년 자카르타 대회 5위 이후 1966년 방콕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14회 연속 메달 행진도 끊겼다. 61년 만에 노메달이라는 수모.
경기 후 전광인은 “간절했는데, 상대와 명백한 실력 차이를 느꼈다. 상대는 그전 대회보다 발전했고 나은 모습을 보였는데,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사실 어떤 게 잘못된 건지 잘 모르겠다. 이제는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실력 차이가 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패인은 무엇일까. 그는 “높이도 있고 우리가 기교나 빠르게 때린다고 하더라도 상대도 빠른 플레이를 한다. 우리의 실력이 늘지 못한 게 크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전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 마지막 우승은 2003년, 아시안게임 마지막 우승은 2006년, 올림픽 마지막 출전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으로 23년 전이다. 전광인은 “이루어질 수 없는 거긴 한데 아예 처음부터 어린 선수들을 꾸준하게 선발한다면 어떨까 싶다. 그럼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사실 아시안게임에 불러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한편으론 ‘아직 선수가 많이 없구나’라는 것도 많이 느낀다”라고 고개 숙였다.
한국은 오는 24일 오후 7시 바레인과 7-12위 결정전을 가진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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