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솔직히 지난해도 받고 싶었거든요.”

오타니 쇼헤이(29, LA 에인절스)가 지난해 2년 연속 MVP의 기회를 놓쳤던 아쉬운 마음을 뒤늦게나마 털어놨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2차례 만장일치 MVP의 영광을 안은 뒤였다. 오타니는 2021년 처음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을 때도 만장일치였고, 2번째로 수상한 이번에도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최고 선수로 인정을 받았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17일(한국시간) 양대리그 MVP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아메리칸리그는 오타니가 선정됐고, 내셔널리그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6,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영광을 안았다. 두 선수 모두 만장일치 수상자가 됐는데, 양대리그 MVP가 모두 만장일치로 결정된 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다. 

오타니는 1위표 30장을 싹쓸이하면서 총점 420점을 얻었다. 2위는 시거로 2위표 24장, 3위표 6장을 받아 264점을 기록했다. 3위 시미언은 2위표 5장, 3위표 이하 25장을 얻어 216점으로 뒤를 이었다. 

오타니는 수상 직후 MVP 투표 결과 중계방송을 한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지난해도 받고 싶었는데,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엄청난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그가 MVP를 받는 건 당연했다. 그래서 나는 더 강해져서 돌아오고 싶었고, 올해는 MVP를 받기 위해 노력했다. 내 목표는 다시 정상에 오르는 것이었는데 내 노력이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쉬운 마음이 클 만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투수로 28경기, 15승9패, 166이닝, 219탈삼진, 평균자책점 2.33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타석에서는 157경기 타율 0.273(586타수 160안타), 34홈런, 95타점, OPS 0.875를 기록했다. 순수하게 기록만 두고 보면 2021년 첫 MVP를 탔을 때보다도 훨씬 좋은 활약을 펼쳤다. 2021년에는 투수로 23경기, 9승2패, 130⅓이닝, 156탈삼진,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158경기, 타율 0.257(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OPS 0.964를 기록했다. 

그런데 홈런왕을 차지한 저지의 인상이 워낙 강렬했다. 저지는 지난해 무려 홈런 62개를 몰아치면서 아메리칸리그 역대 최다 신기록을 작성했다. 투타 성적을 통틀어서 보면 오타니가 더 나았을지 몰라도 저지가 방망이 하나로 보여준 임팩트가 워낙 강해 오타니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타니는 지난해 MVP 투표에서 1위표 2장을 얻는 데 그치면서 저지의 우위를 인정해야만 했다. 

▲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쇼헤이
▲오타니 쇼헤이

절치부심한 오타니는 올해 다시 한번 본인이 빅리그 슈퍼스타인 사실을 입증했다. 타자로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497타수 151인타), OPS 1.066, 44홈런, 95타점, 102득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654)과 OPS, wRC+(180) 등 3개 부문에서 빅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wRC+는 조정득점생산력이다. 44홈런은 아메리칸리그 최다 기록이다. 

마운드에서는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5패, 132이닝, 167탈삼진,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84에 불과했다. 팔꿈치 통증 없이 시즌을 완주했다면 리그 최상위권 성적을 노려볼 수 있었다. 오타니는 아픈 와중에도 10승 이상을 책임지면서 팀 최고 타자이자 에이스의 임무까지 톡톡히 해냈다. 

오타니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 10홈런 이상을 기록하면서 베이브 루스를 또 소환하기도 했다. 1918년 루스 이후 2년 연속 10승,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양대리그 통틀어 오타니가 유일했다.   

오타니는 마이크 트라웃 다음으로 에인절스 역사상 MVP를 2번 이상 수상한 선수가 됐다. 트라웃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MVP 후보에 올랐는데, 오타니는 트라웃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MVP에 오른 에인절스 선수기도 했다. 아울러 에인절스 역대 7번째 MVP가 됐다. 1979년 돈 베일러, 2004년 블라디미르 게레로, 2014, 2016, 2019년 트라웃, 2021년과 올해 오타니 순으로 아메리칸리그 최고 선수의 영광을 안았다. 

오타니는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올해 투구와 공격 두 가지의 밸런스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지 못한 건 불행이었지만, 부상을 제외하면 올 시즌 정말 행복하게 보냈다”고 이야기했다. 

오타니는 집에서 MVP 발표를 기다리면서 반려견과 함께 대기해 눈길을 끌기고 했다. 반려견은 오타니가 MVP를 차지하자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축하하기도 했다. MLB.com은 ‘진정한 MVP는 오타니의 반려견’이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함께하는 반려견까지 이슈가 될 정도로 오타니가 최고 스타라는 것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 오타니 쇼헤이와 반려견 ⓒ MLB
▲ 오타니 쇼헤이와 반려견 ⓒ MLB

한편 내셔널리그에서는 아쿠냐 주니어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아쿠냐 주니어는 최초로 MVP 수상자가 됐다. 

아쿠냐 주니어는 올해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로 40홈런-70도루 클럽에 가입하면서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오른 상태였다. 159경기에서 타율 0.337(643타수 217안타), 41홈런, 106타점, 73도루, OPS 1.012를 기록하면서 이미 실버슬러거를 수상했다. 안타와 도루, 출루율(0.416), 득점(149)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고, OPS는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다. 

아쿠냐 주니어는 MLB네트워크 방송에서 올겨울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뛸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기고 했다.  643타수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오르고, 73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많이 뛰었는데도 사실상 휴식기 없는 겨울을 보내는 결정이기 때문.

아쿠냐 주니어는 “지난겨울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뛸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내 플레이를 지켜봐 줬고 거기서 뛰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 내가 시즌 준비를 시작한 장소인 베네수엘라보다 더 나은 장소는 없다”며 MVP 시즌의 발판이 된 곳에서 다시 한번 2024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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