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아쉽게 패했으나, 김형준(NC 다이노스)의 활약은 한국에 위로를 안기기 충분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 예선 2차전에서 1-2로 분패했다.

예선 1차전에서 고전 끝에 호주를 3-2로 꺾었으나, 일본에 덜미가 잡힌 한국은 이로써 결승 진출 여부를 18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는 대만전으로 미루게 됐다. 한국은 대만을 꺾을 시 상위 2개 팀에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과 마주할 수 있다.

 일본전에서 맹활약한 김형준. 사진=천정환 기자
일본전에서 맹활약한 김형준. 사진=천정환 기자
 김형준은 올 시즌 후반 NC의 주전 포수로 거듭났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형준은 올 시즌 후반 NC의 주전 포수로 거듭났다. 사진=김영구 기자

6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전한 김형준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안정적인 투수 리드와 유려한 볼배합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날 한국의 선발투수는 이의리. 지난 2021년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이의리는 올해까지 76경기(380.1이닝)에서 25승 22패 평균자책점 3.83을 작성한 좌완 투수다. 150km의 빠른 볼을 지녔으나, 제구가 좋지 않다는 약점이 있었다. 올해 초 진행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는 0.1이닝 3사사구 3개 1탈삼진 무실점으로 흔들리며 한국의 3-14 대패를 막지 못하기도 했다.

이런 이의리를 김형준은 여러모로 도와줬다. 1회말 오카바야시 유키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시도했다. 김형준은 즉각 날카로운 송구를 날렸고, 오카바야시는 아웃됐다. 일본은 즉각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이의리는 코조노 카이토, 모리시타 쇼타, 마키 쇼고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만루에 몰렸으나, 김형준과의 좋은 호흡으로 사토 테루아키, 만나미 츄세이를 각각 삼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두 선수의 환상 호흡은 3회말에도 나왔다. 당시 이의리는 오카바야시의 볼넷과 코조노의 우전 안타, 모리시타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에 봉착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들은 마키를 유격수 병살타로 이끌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어 사토마저 삼진으로 묶으며 이닝을 끝냈다.

김형준의 강견은 5회말 다시 한 번 돋보였다. 코조노의 중전 안타로 연결된 2사 1루에서 2루를 노리던 코조노를 단숨에 잡아냈다.

이후에도 김형준은 이의리(6이닝 6피안타 3탈삼진 2실점)를 비롯해 오원석(SSG랜더스·1이닝 무실점), 최준용(롯데 자이언츠·1이닝 무실점) 등과 좋은 배터리 호흡을 보여주며 일본 타선을 봉쇄했다. 타석에서는 아쉽게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7회초 땅볼 타구를 친 뒤 포기하지 않고 1루로 전력질주해 상대 2루수의 포구 실책을 유도, 출루하기도 했다.

경기 후 적장인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 감독은 “한국 포수(김형준)의 핸들링과 스로잉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8년 2차 1라운드 전체 9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은 뒤 2023시즌까지 185경기에서 타율 0.229(332타수 76안타) 11홈런 35타점을 올린 김형준은 올해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월 진행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김형준의 상승세는 가을 들어 더욱 강해졌다.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한 NC를 플레이오프까지 이끌었다. 이후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한층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국가대표 차기 안방마님 자리를 예약했다.

한편 한국은 대만전 선발투수로 우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을 출격시킨다. 지난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그는 올해까지 132경기(726이닝)에서 41승 40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 사자군단의 토종 에이스로 군림했다.

과연 김형준은 대만전에서도 원태인을 비롯한 투수들을 잘 이끌며 한국을 결승으로 견인할 수 있을까. 많은 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NC의 상승세를 이끈 김형준은 대만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올해 가을야구에서 NC의 상승세를 이끈 김형준은 대만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도쿄(일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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