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목표였던 조 1위 달성 위해서는 말레이시아전 다득점 승리 필요

화끈한 공격 위해서는 탄탄한 수비 우선 되어야..김민재 역할 중요

자칫 경고 1장 더 받으면 정작 중요한 16강 결장..출전 여부 딜레마

김민재 ⓒ 뉴시스 김민재 ⓒ 뉴시스

크게 흔들렸던 수비라인에서도 ‘괴물’ 김민재 만큼은 빛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20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3 아시안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요르단(피파랭킹 87위) 자책골에 힘입어 가까스로 무승부(2-2)를 거두고 승점1을 챙겼다.

역대 최고의 멤버 구성으로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입장에서는 결과나 내용이나 모두 불만족스러웠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이 터지면서 일찌감치 1-0 리드는 잡았지만, 확실하게 경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오히려 ‘요르단 살라’ 알타마리를 앞세운 측면 공격과 뒷공간 공략에 크게 흔들렸다.

결국 전반 38분 문전 앞에서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는 야잔 알나이마트의 날카로운 슈팅을 막지 못해 1-2로 뒤집혔다. 후반 추가시간 나온 요르단의 자책골(알 아랍)이 아니었다면, 이라크에 패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비극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아시안컵 개막 전부터 팬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일부 선수들에게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와중에도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는 선수가 ‘센터백’ 김민재다.

이렇다 할 수비 전술이 없는 클린스만호에서 김민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공격에서 손흥민-이강인 등에게 의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민재의 특출한 능력에 기대고 있다. 피파랭킹 80위권 팀들의 공격을 막기 급급한 수비라인은 견고하기 보다 엉성하지만, 김민재 만큼은 빛나고 있다.

역습 위주로 나선 중동팀 공격 앞에서 우수한 피지컬과 특유의 스피드, 지능적인 예측으로 완벽한 수비를 선보였다. 한국 골문을 향해 돌진하던 바레인과 요르단의 공격수들은 ‘벽민재’ 앞에서 나가떨어졌다. 축구팬들은 “(상대)공격수들이 날카롭게 쇄도해도 김민재가 옆에 있으면 걱정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자기 역할은 물론이고 다른 수비수들의 불안요소까지 지우고 있다.

절대적인 존재인 김민재를 놓고 큰 고민도 있다. 오는 25일 말레이시아전 출전 여부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말레이시아는 피파랭킹 130위로 E조 최약체다. 한국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전력 수준으로 한국의 승리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조 2위에 자리하고 있는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다득점이나 큰 점수 차로 이겨야 원래 목표인 조 1위를 기대할 수 있다. ‘골 폭죽’을 기대할 만한 화끈한 공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탄탄한 수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민재는 꼭 필요하다.

김민재-손흥민. ⓒ 뉴시스 김민재-손흥민. ⓒ 뉴시스

문제는 김민재가 경고 카드 1개(바레인전)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구도 속에서 한국은 일본(D조 2위 유력) 또는 사우디(F조 1위 유력)와 16강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말레이시아전에서 경고 카드를 하나 더 받는다면, 정작 중요한 16강에 출전할 수 없다. 경고 2장이 누적되면 다음 경기에 나설 수 없다. 8강전까지 치른 뒤에야 경고 기록이 소멸된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김민재가 없는 수비라인은 상상할 수 없다. 지금의 클린스만호라면 더 그렇다. 김민재가 없는 수비라인을 클린스만 감독은 신뢰하기 어렵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자신의 뜻으로 김민재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던 것은 아시안컵 개막 직전 치른 이라크전이 유일하다. 당시에는 공격라인에서도 손흥민-이강인 등 유럽파들을 대거 제외했다.

김민재가 빠진 가운데 한국 수비는 이라크 공격 앞에서 수차례 위기를 허용하며 불안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민재가 들어와서야 수비라인이 그나마 안정을 찾았다. 김진수에 이어 이기제·김태환 등 풀백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것도 김민재에게 휴식을 주기 어려운 배경이다.

나와도 걱정, 나오지 않아도 걱정이다. 예상 밖 결과와 내용 앞에서 초조해진 클린스만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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