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대혼란 중 부상 복귀 황희찬-김진수, 희망의 등불…선발 출전 기대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대혼란의 말레이시아전 속에서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황희찬(울버햄턴), 김진수(전북 현대)의 부상 복귀였다.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최종전에서 말레이시아에 3-3 무승부를 기록하며 1승2무(승점 5점)로 바레인(6점)에 이어 2위로 16강에 올라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8강 진출을 놓고 겨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선발진에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김영권(울산 현대)을 투입한 것 외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나머지는 바레인, 요르단전 선발과 같았다. 

올인 전략은 확실한 승리로 1위를 확정해 D조 2위 일본과 제대로 만나 이기겠다는 흐름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경고 1장을 안고 있었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조규성(미트윌란) 모두 공수 중앙 축이었다. 

공격수 손흥민, 조규성은 상대의 파울 유도 역할이라 부담이 적었지만, 말레이시아의 역습을 잘라야 하는 황인범, 김민재는 상대적으로 경고 누적 시 16강전 출전 정지라는 위험을 안고 뛰어야 했다. 

적극적인 경기 대신 패스를 잘라가며 최대한 말레이시아의 접근을 막는 전략을 택했고 이 과정에서 19분 이재성(마인츠05)도 이날 양팀 합쳐 유일한 경고를 받았다. 부상으로 빠진 이기제(수원 삼성)에 조커로 투입된 오현규(셀틱), 박용우(알 아인)까지 8명에게 ‘노란 딱지’가 붙었다. 

전반을 수비적으로 내려서다 후반 강한 전진과 압박으로 한국의 전략을 망가트린 말레이시아 때문에 한국은 템포 조절을 하지 못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체력 소모가 꽤 있어 보였다. 

그나마 1-2로 뒤집힌 상황에서 후반 17분 투입된 황희찬과 30분 김진수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었다. 황희찬은 그동안 부상으로 몸만들기에 주력했고 김진수 역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측면을 휘저은 황희찬으로 인해 말레이시아 수비는 틈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골이 연이어 나왔다. 김진수도 페널티지역 안까지 침투해 공격 연계를 하는 등 탄력적인 경기를 보여줬고 분위기도 주도했다. 

황희찬이 사우디전에서 선발로 뛸 수 있다면 공격 다양성이 생긴다. 조규성 대신 손흥민이 손톱으로 이동해 조금 더 미끼 역할을 할 수 있다. 측면은 물론 중앙에서의 손흥민은 사우디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대신 조규성을 후반 조커로 투입해 높이에서 재미를 보는 전략이 가능하다. 

김진수 역시 반갑다. 설영우(울산 현대)가 이기제의 부상으로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고 김태환(전북 현대)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뛰었다. 이기제가 복귀하기 어렵다면 김진수가 선발로 나서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와 공격 가담으로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설영우도 오른쪽에서 조금 더 효과적으로 나섬과 동시에 김태환이 후반 상대가 힘이 떨어진 순간 등장에 판을 흔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세 경기 모두 후반 막판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면서 실점하거나 실점 위기를 제조한 바 있다. 수비 가담 능력이 좋은 황희찬에 끈기 있는 김진수가 일단 희망을 보이면서 단판 승부인 16강부터 조금 더 많은 전략으로 대응 가능하게 됐다. 남은 것은 클린스만 감독이 이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