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관심 모았던 타이거즈 레전드 이종범 감독 불발

종료 직후 아닌 스프링캠프 돌입 시점..외부인사 적응 어려워

선수단 파악 이범호 코치, 조속 수습과 짜인 시스템 이어갈 적임자 평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 ⓒ 뉴시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 ⓒ 뉴시스

KIA 타이거즈의 선택은 베테랑 레전드가 아닌 ‘81년생’ 이범호(43) 감독이었다.

KIA는 13일 “제11대 감독으로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선임했다”며 “계약기간은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범호 코치는 화상으로 면접에 나섰고, 스프링캠프 숙소에서 감독 확정 통보를 받았다. 전임 김종국(3년 10억 원)의 조건과 비교했을 때, 계약 기간은 1년 짧지만 연평균 금액은 더 높다.

대구고를 졸업한 이범호 신임 감독은 KBO리그 통산 타율 0.271 1727안타(329홈런) 1127타점을 기록했다. 역대 통산 만루홈런 1위(17개)로 찬스에 강했던 타자였던 이범호 감독은 ‘꽃범호’라는 별명도 붙을 만큼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스타다.

2019년 KIA에서 선수 생활을 마친 이 감독은 2020년 KIA 스카우트를, 이듬해 퓨처스(2군) 감독을 역임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타격코치로 1군에 몸담으며 선수들을 지도했다. 정식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지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성실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이 감독은 KIA의 미래 사령탑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인물이다.

사령탑 후보로 타이거즈 레전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코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의 이름도 거론됐지만, ‘억대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 경질된 김종국 전 감독의 빈자리는 ‘젊은 피’ 이범호라는 내부 승격 카드로 메웠다.

감독의 꿈을 품고 차근차근 지도자 경력을 쌓아오다 ‘아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메이저리그(MLB) 코치 연수를 떠났던 이종범 전 LG 코치는 이번에도 KIA 지휘봉을 잡지 못했다. 미디어와 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이름이 올랐던 인물이라 그만큼 아쉬움의 목소리도 크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 ⓒ 뉴시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 ⓒ 뉴시스

야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종범 전 코치는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심재학 단장도 선임 과정 초반에는 외부 인물 영입에 무게를 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시즌 종료 직후라면 신임 감독이 팀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신임 김태형 감독이 그런 경우다. 하지만 지금은 스프링캠프지에 도착해 훈련 중인 과정이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속하게 수습하고 기존 선수들과 짜인 시스템에서 팀을 끌고 가는 방법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종범 전 코치가 타이거즈 레전드인 것은 분명하지만 팀을 떠난 지 너무 오래됐다. 당장 팀 전력을 파악하고, 걸맞은 야구를 구사하기에는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KIA는 리빌딩 과정에 있는 팀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KIA를 우승 전력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장 성과를 거둬야 하는 팀이다.

초보 감독의 한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KBO리그에서 80년대생 감독은 이범호가 최초다. 경험이 풍부하다고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미 성적을 통해 드러났다. 과거 선동열 감독(삼성 라이온즈), 김기태 감독(LG 트윈스), 염경엽 감독(당시 넥센 히어로즈) 모두 40대 초반에 지휘봉을 잡고 팀을 끌어올렸다. 소속팀에서 코치 과정을 밟으며 선수들을 잘 파악했던 젊은 감독들이다. 이범호 신임 감독도 비슷한 조건이다.


“초보 감독이 아닌 KIA 감독으로서 맡겨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에 올려놓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힌 이범호 감독이 혼란스러운 KIA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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