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기-포로가 있었다면…울버햄턴 수비에 꽁꽁 묶인 SON, 로얄은 ‘나무 인형’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결국 부상자 공백을 메우지 못했던 토트넘 홋스퍼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의한 축구는 좌우 측면 수비수 데스티니 우도기, 페드로 포로의 공백을 실감하며 울버햄턴에 홈에서 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울버햄턴전에서 1-2로 졌다. 주앙 고메스에게 두 골을 헌납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데얀 클루세프스키가 놀라운 개인기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경기를 앞두고 좌우 측면 수비수 우도기와 포로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노련한 벤 데이비스와 애증의 에메르송 로얄로 대처했다. 

기본적으로 두 자원은 우도기와 포로와 180도 다른 성향이다. 데이비스는 수비 가담이 뛰어나고 연계에 충실하지만, 마무리 능력은 다소 부족하다. 로얄은 수비는 엉성한 대신 오버래핑을 통한 작품 만들기 능력을 종종 보여준다. 그만큼 수비 복귀가 늦다. 우도기나 포로는 적절한 공수 가담이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준다. 

이날도 토트넘은 울버햄턴의 수비를 제대로 깨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마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요르단이 한국을 상대로 보여줬던 수비벽과 비슷했다. 전방에 빠르고 개인기가 있는 황희찬, 페드로 네투만 놓고 수비하다가 역습에서 미드필더 고메스까지 가담해 서로 볼을 연계하던가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울버햄턴의 수비를 깨려면 페널티지역 안으로 과감하게 침투하거나 측면 날카로운 크로스 또는 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슈팅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지만, 손흥민에게 한 개의 슈팅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울버햄턴은 끈끈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후반 22분이었다.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 밖에서 볼을 잡아 돌아 들어가려다 옆에 있던 제임스 매디슨에게 패스해 슈팅 기회를 제공했다. 골대 위로 지나가 무위였다. 손흥민의 슈팅을 막으려 넬송 세메두, 파블로 사라비아 두 명이 붙어 슈팅 각도를 주지 않았다. 

4분 뒤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히샤를리송이 빠지고 로드리고 벤탄쿠르,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이 투입된 뒤에는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이동했다. 그래도 좌우 측면에서 연계 패스나 크로스 등이 나오지 않은 것은 매한가지였다. 

우도기와 포로는 시원하게 상대 공간을 깨거나 예측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 손흥민부터 히샤를리송 등 공격진 고립만 확인했다. 

로얄은 네투의 개인 능력에 무너졌다. 31분 황희찬의 발을 떠난 역습에서 네투가 직선적으로 측면을 치고 들어갔고 따라붙지 못했다. 대인 방어도 엉성했고 네투의 발을 떠난 패스가 위협적인 공격으로 이어졌다. 그나마 추가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올 시즌 4위 이내 성적을 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나서는 것이 목표인 토트넘이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향하는 리그에서 순항하려면 측면 수비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 최우선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기력 차이를 좁혀야 하는 숙제를 울버햄턴전에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