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과 보가츠의 포지션 교체는 장기적으로 서로와 팀에 이득이 될 가능성이 있다
▲ 김하성과 보가츠의 포지션 교체는 장기적으로 서로와 팀에 이득이 될 가능성이 있다

▲ 잰더 보가츠(왼쪽)와 김하성
▲ 잰더 보가츠(왼쪽)와 김하성

[스포티비뉴스=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 신원철 기자] “김하성의 수비를 존경한다.” (2월 17일 잰더 보가츠)

 “보가츠가 대단한 거죠. 베테랑이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2월 18일 김하성)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키스톤콤비가 서로를 향해 존경하고, 감탄했다. 유격수로 돌아온 김하성은 잰더 보가츠의 결단력과 경기에 대한 진지한 태도에 감탄했고, 2루수가 된 보가츠는 유격수 김하성의 골드글러브급 수비력에 존경심을 보였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위치한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는 보가츠의 2루수 전환 결정이 하루종일 화제였다. 보가츠는 프로 데뷔 후 2루수로 실전에 나온 적이 한 번도 없는 선수다. 게다가 불과 1년 전 샌디에이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었다. 타격 되는 유격수라 가능했던 계약이다. 그런데 샌디에이고는 스프링캠프가 열리자마자 보가츠의 포지션을 2루수로 돌리고 김하성에게 유격수를 맡기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마이크 실트 감독이 아루바까지 찾아가 보가츠에게 ‘운을 띄우고’, 17일 아침 AJ 프렐러 단장 겸 사장과 실트 감독이 직접 선수에게 통보했다. 보가츠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샌디에이고는 곧바로 키스톤 재구성에 들어갔다. 이날 수비훈련부터 김하성이 유격수로, 보가츠가 2루수로 들어갔다. 

▲ 2023년 샌디에이고의 키스톤을 책임진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
▲ 2023년 샌디에이고의 키스톤을 책임진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

보가츠는 이날 훈련을 모두 마친 뒤 인터뷰에서 “유격수 포지션으로 계약했지만 나는 야구에 죽고 사는 사람이다(야구가 더 중요하다). 오늘 아침에 2루수 변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내가 2루수로 가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김하성의 수비를 존경한다. (유격수를 놓게 되어)상처받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팀에 더 좋은 방향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내가 정말로 (포지션 변신을)원하지 않았다면 솔직히 그렇다고 말했을 거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격수 수비만 봤을 때 김하성이 보가츠를 앞서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선수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인지, 샌디에이고 구단이 드러내놓고 강조하지는 않을 뿐이다. 보가츠도 김하성을 향해 ‘존경한다’는 단어를 쓰면서 상황을 받아들였다. 

18일 수비 훈련에서는 더블플레이 상황을 대비하는 장면도 있었다. 유격수 자리에는 김하성과 타일러 웨이드가, 2루수 자리에는 보가츠와 매튜 바튼이 들어갔다. 당연히 서로를 향해 송구하는 순간도 볼 수 있었다. 보가츠는 수비코치가 제시하는 상황이 바뀔 때마다 곁에 있는 바튼에게 뭔가 질문을 던졌다. 

▲ 2루수 변신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잰더 보가츠 ⓒ 신원철 기자
▲ 2루수 변신에 대한 소감을 밝히는 잰더 보가츠 ⓒ 신원철 기자

김하성도 이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김하성은 “아직 많이 맞춰보지는 않았다”면서도 “보가츠도 내가 겪었던 일들을 경험하는 것 같다. 나도 새로운 포지션을 맡게 됐을 때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 낯선 포지션에 도전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누군가에게 물어본다는 게, 베테랑이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고 말했다. 

유격수 욕심을 내려놓은 보가츠는 바로 ‘최고의 2루수’를 목표로 걸었다. 그는 “2년 뒤에 시도할 거라면 지금 당장 시작하자고 생각했다”며 “2~3년 안에 내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2루수가 될 수도 있지 않나. 나는 늘 그렇게 생각한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최고가 되고 싶을 뿐이다. 물론 유격수라면 좋겠지만 2루수로 뛰어도 목표는 같다”고 밝혔다. 

▲ 잰더 보가츠
▲ 잰더 보가츠

▲ 2024년 다시 유격수로 자리를 옮겨 시즌을 치르게 되는 김하성
▲ 2024년 다시 유격수로 자리를 옮겨 시즌을 치르게 되는 김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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