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투수 기사에서 주로 언급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 투수의 구속이 얼마나 나왔는지를 알리는 내용이다.

스피드가 전부는 아니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진다고 해도 밸런스와 타이밍, 제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이 떨어지면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스피드가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 예도 있다. 스피드가 빨라지면 훨씬 타자를 상대하기 편해지는 유형의 투수들이 분명히 있다.

 kt 외국인 원.투 펀치 벤자민(왼쪽)과 슐서.                사진=kt 위즈 제공
kt 외국인 원.투 펀치 벤자민(왼쪽)과 슐서. 사진=kt 위즈 제공

kt 외국인 원.투 펀치인 웨스 벤자민(30)과 보 슐서(29)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벤자민은 구위형 투수가 아니었다. 좋은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 빼어난 변화구 구사 능력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스피드를 끌어 올리기 위해 지난겨울 많은 땀을 흘렸다.

웨이트 트레이닝양을 늘리고 몸무게도 3kg정도 증량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벤자민의 지난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3.7km였다. 그런데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서 벌써 최고 구속 150km를 찍었다.

평균이 147km 이상 형성되고 있다. 약 4km 정도의 구속 향상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좋은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춘, 그것도 좌완 투수가 하루아침에 최고 150km를 찍는 파이어 볼러로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다.

볼 빠른 좌완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 벤자민이 이대로 좀 더 구속이 빨라진다면 그를 더 이상 관리형 투수라고 부르기 어렵게 된다.

벤자민이 150km가 넘는 공을 던진다는 건 좋은 재능에 또 하나의 무기가 추가되는 셈이다.

이강철 kt 감독이 일찌감치 벤자민을 개막전 선발로 내정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슐서는 애초에 구위를 보고 영입한 선수다.

슐서와 계약한 뒤 kt는 “최고 구속은 152km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런에 스프링캠프서 그 이상의 구위를 보여줬다. 벌써부터 152km의 최고 구속을 찍고 있다. 개막이 아직 한 달 가까이 남아 있음을 감안하면 그의 구속은 좀 더 빨라질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위가 묵직하고 볼 끝의 움직임이 좋은 투수로 평가 받고 있는 슐서다.

그가 구속까지 더욱 끌어 올린다면 대단히 위압적인 구위를 가진 선수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KBO리그는 아직 150km가 넘는 파이어 볼러들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kt는 외국인 원.투 펀치가 모두 150km를 찍을 수 있는 능력을 탑재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대단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빠른 공을 던지는 외국인 투수로 무장한 kt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스피드가 전부는 아니라지만 기대가 되는 수치를 계속해서 찍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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