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에게 미안하다.”

KIA 타이거즈의 외인 에이스 숀 앤더슨이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2회에도 2패만을 떠안았다. ‘앤크라이’ 불운이 시작되는 걸까.

앤더슨은 7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1이닝 6피안타(1홈런)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했지만 패전 투수가 됐다. 이로써 앤더슨의 KBO리그 올 시즌 성적은 2패 평균자책 3.21이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앤더슨의 7일 8회 이전까지 투구 내용은 눈부셨다. 1회 초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고 도루와 폭투 등으로 주자의 진루를 허용한 이후 희생플라이로 1실점을 한 이후,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도합 7이닝을 4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앤더슨의 이날 최고 구속은 지난 첫 경기보다 느린 148㎞였지만, 슬라이더(32구)와 커브(19구)를 적절하게 섞어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7회까지 투구수가 79구에 불과했기에 완투도 노려볼 수 있었던 페이스였다.

하지만 8회 무사 주자 없는 상황 1B에서 타격감이 좋은 양석환에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들어간 슬라이더가 높은 코스로 몰리면서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된 것이 뼈아팠다. 후속타자 조수행에게도 안타를 맞은 앤더슨은 강승호의 타석에서 견제를 하다 한 차례, 이후 3루수 방면 땅볼 때 한 차례씩 총 2번의 1루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어이없게 3실점(2자책)째를 했다. 앤더슨은 후속 타자 이유찬의 번트 타구를 잡아 1루로 송구해 타자 주자를 아웃시킨 이후 김대유와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결국 KIA가 이 점수를 뒤집지 못하면서 앤더슨은 패전을 떠안았다. 1일 인천에서 열린 SSG랜더스전 패전이 떠오르는 경기다. 그 당시에도 앤더슨은 6회까지 2실점만을 하면서 호투를 펼쳤지만 7회 2사 1루를 만들어 두고 내려온 이후 구원투수 김기훈이 승계주자 실점을 허용하면서 최종 3실점을 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결국 당시 경기 종료 다음날인 2일 만난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앤더슨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역투에도 패전투수가 된 앤더슨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종국 감독은 “어제(1일) 긴장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생각했던 밸런스가 아니었고 투구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했어야 했는데 그건 부족했지만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앤더슨이 기대만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기에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고 했다.

실제 앤더슨은 2번째 등판 경기에선 볼넷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무실점 투구를 했던 2~7회는 이닝 당 매우 적은 투구수로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다. KIA가 바랬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다만, 많은 부상자들의 발생으로 최상 전력이 아닌 KIA 타선의 부족한 공격력과 흔들리는 수비는 앞으로도 고민이 될 전망이다. 에이스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앤더슨 등판 경기 득점지원이 매우 부족한 상태다. 상대 팀의 1선발들에 맞서 2경기서 KIA는 앤더슨에게 단 1점만을 지원해줬고 경기에서 도합 2점을 뽑는데 그쳤다. 거기다 수비까지 흔들리면서 앤더슨을 더 힘들게 했다.

당연한 소리지만 야구는 ‘잘 치고, 잘 던지고, 잘 막아야’ 이길 수 있는 종목이다. 앤더슨이 더 완벽한 투구를 이어가더라도 KIA 야수들의 공수에서의 각성이 없다면 앞으로도 ‘앤크라이 모드’는 반복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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