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의리가 8일 두산전에서 이닝을 마치고 답답한 듯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KIA 이의리가 8일 두산전에서 이닝을 마치고 답답한 듯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광주=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조금 힘들어도 잘 버틴다.”

평균은 한다던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의 평가와는 달랐다. ‘국대투수’ 이의리(21)에겐 스트라이크를 던지지는 너무 어려웠다.

이의리는 8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4회를 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3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냈고 1사 만루 위기도 넘기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계속되는 ‘볼질’에 김종국 감독은 더 이상 지켜보지 못하고 조기강판시켰다.

이날도 속구 최고 시속은 150㎞에 달했다. 구속의 문제가 아니었다. 데뷔 초기부터 많은 볼넷은 이의리의 고질병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그 고민이 유독 커진 상황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부터 불안불안했다. 1라운드 한일전에 등판한 이의리는 좀처럼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집어넣지 못했다. 이미 크게 벌어진 점수 차에서 등판해서도 4타자를 상대하며 아웃카운트는 하나만 잡아냈고 볼넷을 3개나 내줬다.

시범경기에선 2차례 등판해 7⅓이닝 동안 볼넷 4개만 내주며 다소 영점이 잡히는 듯 했으나 시즌이 시작하니 또 달랐다. 지난 2일 SSG 랜더스전 5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지만 스스로도 볼넷을 문제로 꼽았다.

이의리(왼쪽부터)의 제구가 흔들리자 투수코치와 포수가 마운드에 방문했다. 그러나 이의리는 계속 볼넷을 내주고 결국 3이닝 만에 강판됐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의리(왼쪽부터)의 제구가 흔들리자 투수코치와 포수가 마운드에 방문했다. 그러나 이의리는 계속 볼넷을 내주고 결국 3이닝 만에 강판됐다. /사진=KIA 타이거즈

경기 전 김종국 감독은 “조금 힘들어도 잘 버틴다. 초반 위기가 왔을 때만 잘 넘겼으면 좋겠다”며 “(작년과 비교) 몇 번 더 투구해보고 감 잡으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2회 아웃카운트 6개 중 4개를 삼진을 기록했다. 볼넷도 없었다. 그러나 한 타순이 돈 3회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1사에서 정수빈과 이유찬, 허경민에게 3연속 볼넷을 내줬다. 이들을 상대한 16구 중 스트라이크는 파울 포함 4개뿐이었다.

‘만루변태’라는 별명처럼 강승호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해 3루 주자의 득점을 저지했고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결국 4회를 넘기지 못했다.

첫 타자 양의지를 시작으로 양석환까지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송승환에게 던진 3구가 모두 볼이 됐고 억지로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집어넣다가 1타점 우전 안타를 맞았다.

KIA 벤치가 움직였다. 이의리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무사 1,2루에서 등판한 임기영이 아웃카운트 3개와 1점을 맞교환한 게 천만다행일 정도였다.

2경기 8이닝 동안 11볼넷을 내준 이의리의 투구는 실망스럽기만 했다. 이날은 77구 중 볼이 절반에 가까운 38구나 됐다. 김종국 감독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것이라고만 낙관하기엔 불안감을 쉽게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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